5일 오전 5시 30분. 오늘은 고구마 밭을 먼저 가고 싶어진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텃밭을 먼저 찾는데, 날마다 가고 싶은 밭이 달라진다. 어떤 날은 토마토 밭, 어떤 날은 고추 밭, 당근 밭 등 그날에 따라 무언가 나를 당기는 작물들이 있다.
오늘 아침 고구마 밭을 가장 먼저 가고 싶은 것은 왜일까? 아마 고랑에 잡초가 무성해 잡초를 베라는 텔레파시가 통한 것 같다. 고구마의 자연령이 나를 그곳으로 인도하고 있는 것일까? 낫을 들고 고랑에 무성한 잡초를 베어나가는데 동트는 여명에 무언가 연분홍 꽃이 희끄무레하게 눈에 들어왔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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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상징, 고구마꽃이 활짝 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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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꽃인가?"
다소 떨어진 고랑에 입을 다물고 있는 모습이 메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고랑의 풀을 베며 가까이 가보니 놀랍게도 100년 만에 한 번 피어난다는 고구마 꽃이 아닌가!
춘원 이광수의 회고록에는 고구마 꽃을 '백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꽃'이라고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워낙 귀하게 피어났다는 고구마 꽃은 1945년 해방 당시, 1953년 휴전, 1970년 남북공동성명발표 직전에 고구마 꽃이 피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 연합뉴스 > 2012년 7월 16일 치 보도).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보기 힘든 고구마 꽃을 오래전부터 길조(吉兆)로 여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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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에는 이상기후 때문이지 이곳저곳에서 고구마 꽃이 피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곳 연천군 미산면에 소재한 우리 집 텃밭에도 2년 전(2012년)에 고구마 꽃이 한 번 피어났고, 금년 들어 두 번째로 피어났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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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만 고구마 꽃은 여전히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은 아니다. 우리 집 텃밭에는 1000그루의 고구마를 심었는데 그중 단 한그루에서 딱 한 송이가 피어났을 뿐이다. 그런데다가 오후가 되면 벌써 질 준비를 하고 있다. 고구마 꽃은 여전히 보기가 쉽지 않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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