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초의 ‘성전세(聖殿稅)’ (1427, 프레스코, 피렌체 산타마리아 델 카르미네 교회)
예수가 제자와 함께 갈릴리의 작은 마을인 가버나움의 한 교회당에 들어가려 하자 세리가 앞을 막고 나섰다. 돈을 내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예수가 베드로(왼쪽 물가의 인물)를 시켜 물고기를 잡아 배를 가르면 동전이 나올 거라고 해서 그대로 했더니 정말로 동전이 나왔다.
르네상스 회화의 문을 연 마사초의 ‘성전세’라는 그림은 기독교 성화에서는 좀처럼 다루지 않는 흥미로운 테마를 다루고 있다. 이 그림은 피렌체의 실크 무역상 펠리체 브란카치가 산타마리아 델 카르미네 교회 안에 건설할 가족 예배당을 위해 주문한 벽화 중 하나다. 이 가문에 바다는 엄청난 부를 안겨준 블루오션이었다. 베드로가 바닷물고기 배 속에서 돈을 꺼낸 것처럼 그들도 바다에서 돈을 벌어들였다. 성서의 에피소드를 빌려 가문의 내력을 드러내는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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