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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채 몬시뇰, 「인류공통문화 지각변동 속의 한국 2」 발간

바람아님 2014. 12. 29. 21:17

정의채 몬시뇰, 「인류공통문화 지각변동 속의 한국 2」 발간

“생명문화 핵심은 모두가 같이 잘 사는 것”
‘고령화’ 등 한국교회 진단·대안 제시
평신도 중요성·역할에 대해서도 밝혀
“공통문화 시대에는 생명·사랑이 주제”
(출처-가톨릭신문 2013-11-17 주정아 기자)

 ▲ 「인류공통문화 
지각변동 속의 한국 2」 
펴낸 정의채 몬시뇰.
한국가톨릭교회의 대표적인 석학 정의채 몬시뇰(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은 제3천년대 
세계사의 거대한 조류 속에서는, 한국의 역할과 한국교회의 질적 성숙이 더욱 절실히 
요청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3천년대는 권(權)은 민(民)에게, 부(富)는 빈(貧)에게, 
강(强)은 약(弱)에게 봉사하며 자리를 바꾸어가는 도정을 시작한 때”라며 
“결국 모든 인류가 공통문화를 통해 하느님 창조 계획을 실천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전한다.

인류공통문화 형성에 관한 사상이란 인류 공통 과제인 공존과 공조, 공생, 공영을 말한다. 
그리고 인류공통문화 시대의 주제는 ‘생명’과 ‘사랑’으로 함축될 수 있다. 
정 몬시뇰은 이러한 인류공통문화의 시대에는 “사랑의 본질이며 시작이자 끝인 가톨릭교회가 
보다 적극적인 사랑 실천과 육성, 나아가 사랑의 몸체로서의 변화를 이뤄야 한다”고 역설한다. 
정 몬시뇰이 최근 펴낸 저서 「인류공통문화 지각변동 속의 한국 2」는 이와 관련한 깊이 
있는 제언과 비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정 몬시뇰은 다양한 학술발표문과 시론, 대담 등을 통해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3천년대 인류의 삶인 ‘인류공통문화’의 형성과 방향을 제시하는데 탁월한 시각을 보여온 학자다.
 특히 복잡다단한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 굵직한 대안을 제시해 온 
인물이다. 

「인류공통문화 지각변동 속의 한국」은 정 몬시뇰이 새 천년대에는 인류문화가 한 마을 혹은 한 가정의 삶과 같이 진화할 
것이라는 시각을 바탕으로 기획한 저서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인류공통문화…」 제1권에서는 3천년대 인류문화 속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중심으로 
풀어낸 바 있다.

정의채 몬시뇰/932쪽/3만 원/위즈앤비즈

이후 일년여 만에 펴낸 제2권은 3부로 구성, 우선 한국 평신도의 중요성과 그 역할을 밝히고 있다. 
이어 2부에서는 교회와 젊은이 사목을 위한 명동 개발의 당위성을
3부에서는 미래지향적 교회 모습을 제시하며, 고령화 및 청년 이탈, 절충주의로 인한 조락(凋落)의 
길을 걷고 있는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각 대안들은 정 몬시뇰의 학술적 연구 뿐 아니라 실제 사목현장에서 한국교회 성장과 쇄신에 크게 
기여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돼 공감대를 더욱 넓히고 있다.

정 몬시뇰은 “지난 수세기 동안 식민지의 착취와 독재로 인류가 끌려갈 때 인류의 이상적 표어는 
‘사회정의’와 ‘인권’이었지만, 공통문화 시대에는 ‘생명’과 ‘사랑’이 주제”라며 
“인류공통문화의 기저인 생명문화의 핵심은 모두가 같이 잘 사는 것으로 향하며, 
이는 하느님 창조경륜의 실현”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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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정신 共存·共榮… 분단 한국이 주역 맡아야"

(출처-조선일보 2014.12.26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인류 공통문화… ' 완간, 정의채 몬시뇰 인터뷰]

"침략 前科 선진국·피해 開途國, 다리 놓을 수 있는 건 우리뿐
北 '적화통일' 삭제 전 방심 금물… 정치권·관료 정신 못차려 딱해"

천주교 지성 정의채(鄭義采·89) 몬시뇰은 단구(短軀)이지만 생각의 스케일은 크다. 
지난 시간은 1000년 단위로 끊어 되감아보고, 시선은 벌써 세 번째 1000년대의 끝을 살피고 있다. 책도 그렇다. 
2012년부터 매년 1000쪽에 육박하는 책을 한 권씩 펴내 최근 3권으로 마무리했다. 
'인류 공통문화 지각변동 속의 한국'(위즈앤비즈)이다.

사실 이 길고도 어려운 제목 속에 그의 삶과 신앙, 지혜가 다 들어 있다. 
세 번째 1000년대를 맞아 인류는 드디어 처음으로 공통의 문화를 갖게 되며 
그 자체가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공통문화는 '공존(共存)' '공조(共助)' '공영(共榮)'이 핵심, 지각변동은 '사랑'이 일으키는 변화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함경남도 덕원신학교에서 광복을 맞고 이어 소련군 진주와 김일성 등장, 6·25, 피란지 부산에서의 
첫 사목, 로마 유학, 그리고 산업화, 민주화를 모두 겪으며 1세기 가까이 살아온 노(老)사제의 경륜에서 우러난 혜안이다.


	내년이면 만 90세가 되는 정의채 몬시뇰은 직접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각 776, 930, 934쪽짜리 ‘인류 공통문화 지각변동 속의 한국’을 3년 동안 썼다. 지금도 그가 보내는 이메일엔 손가락이 머리를 못 따라가 생긴 오타(誤打)가 더러 보인다
 내년이면 만 90세가 되는 정의채 몬시뇰은 직접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각 776, 930, 934쪽짜리 
‘인류 공통문화 지각변동 속의 한국’을 3년 동안 썼다. 
지금도 그가 보내는 이메일엔 손가락이 머리를 못 따라가 생긴 
오타(誤打)가 더러 보인다. /김한수 기자

성탄절을 앞둔 23일 만난 정 몬시뇰은 "우리나라 방문 이후 교황님의 언행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쿠바 관계 개선 막후 활동이 단초를 제공한 듯했다. 

그는 "요한 바오로2세가 1989년 10월부터 1990년 4월 사이 총 한 방 쏘지 않고 공산주의를 무너뜨렸듯, 

지금 교황님도 큰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황이 남긴 '일어나 비추어라'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우리나라와 민족에게 준 격려이자 사명을 일깨운 말"이라고 말했다. 

정 몬시뇰이 보기에 우리는 새로운 1000년대 세계사의 주인공 자격이 충분하다. 

식민지 출신 국가로 원조 수혜국(受惠國)에서 시혜국(施惠國)으로 갈아탄 유일한 나라, 

대한민국은 침략 전과(前科)를 가진 선진국과 피침(被侵)의 상처를 잊지 못하고 불신과 피해의식을 깔고 있는 

개도국을 이어줄 다리다.

"교황님의 '일어나 비추어라'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세계로 나아가라'고 권한 것입니다. 

우리 젊은이들은 이전 세대와는 다릅니다. 실력이 있을뿐더러 봉사·헌신할 줄 아는 세대입니다. 

이들이 개도국에 흩어져 앞선 우리의 IT를 이용해 이끌어준다면 거기가 바로 우리 경제 영토입니다. 

그 결과는 처음엔 눈에 뵈지도 않는 겨자씨일지 몰라도 이내 새가 앉을 수 있는 무성한 가지가 될 겁니다. 

비좁은 국내에서 일자리 만드네 마네 하지 말고 자꾸 내보내야 합니다."

그는 오산학교가 있던 평북 정주(定州) 출신이다. 실향민이 대개 그렇듯 죽을 고비를 넘어 탈출했고, 

남동생 하나는 못 내려왔다. 뼛속 깊이 공산당에 대한 원한이 사무칠 법하다. 

그러나 그는 "평양은 없는 거나 다름없다"고 했다. 

"(한반도) 북쪽에 있던 역대 왕조는 늘 중국 영향을 받았다. 

대륙이 분열되면 기(氣) 좀 펴고, 통일되고 단단하면 고생했다. 

중·소(中蘇) 갈등 땐 김일성이 큰소리쳤지만 지금 중국은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정 몬시뇰은 하지만 "북한 인권은 꼭, 언제나 지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강령에서 '적화통일'을 삭제할 때까지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저들은 핵무기를 반드시 쓴다는 가정하에 국방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단 한 번이라도 사제로서 미사를 봉헌하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간청했던 정 몬시뇰. 

요즘 그의 걱정거리는 위정자와 정치권, 관료 조직이다. 

"이런 중차대한 시점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무능하고 해이하고 무책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세계사 주역이 될 절호의 기회이긴 하지만 그 기회가 거저 오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