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14-11-25]
박대조, Boom Boom, 2008년
이 작품에서는 여자아이의 눈에 클로즈업과 하이라이트 기법이 사용되었다.
아이의 눈동자를 확대하고 눈동자가 가장 밝게 빛나 보이도록 검은 눈썹과 머리카락, 검정 마스크를 대비시켜 표현했다. 그리고 클로즈업과 하이라이트에 자신이 개발한 창작 기법을 결합했다. 아이의 사진을 찍은 감광필름을 대리석에 붙여 빛을 투과시킨 후 빛에 의해 구멍이 뚫린 돌의 표면에 음각을 하고 먹과 아크릴로 채색하는 암각 기법으로 사진이며 조각, 회화 작품을 완성한 것이다.
그가 이토록 힘든 창작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대답은 아이의 눈동자에 비친 원자폭탄 폭발 장면이 말해주고 있다.
다음은 참혹한 전쟁을 겪은 어린이 8명이 직접 쓴 전쟁 일기집인 ‘빼앗긴 내일’에서 가져온 것이다.
“내가 아는 거라고는 정치가들이 심심풀이 삼아 벌인 놀이 때문에 사라예보에서 1만5000명이 죽었는데, 그중에서 3000명이 어린애이고, 팔다리가 없이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를 탄 5만 명의 장애인이 거리에 널렸다는 것뿐이야. 그리고 공동묘지에 빈자리가 없어 이젠 희생자들의 시신을 공원에 묻고 있다는 것도 물론 알고 있지.”
그런 이유에서 박대조가 창조한 아이의 눈동자를 그림으로 쓴 전쟁일기라고 불러도 좋으리라.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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