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강천석칼럼 124

[강천석 칼럼] 역린(逆鱗)

조선일보 2023. 4. 8. 00:00 여당, ‘집토끼’ ‘산토끼’ 허망한 말싸움으로 시간 낭비 말라 대통령, 승리가 절실하면 당장 변화 始動 걸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달 후 취임 1년을 맞는다. 내년 이맘때는 22대 총선이 있다.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5선 의원은 내년 총선 의미와 관련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지면,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고 차기 정권을 야당에 뺏기고 그러면 대통령과 부인은 아마 감옥에 갈 것”이라고 했다. 신용 없는 정치인 발언이니 크게 마음에 담을 일은 아니지만 귓전에 그냥 흘릴 말도 아니다. 민주당 바닥 공기를 반영하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원내 안정 의석 확보가 대통령만큼 절실한 사람은 없다. 총선까지 남은 1년은 훌쩍 지나간다. 국정 운영은 자동차 운전과 다르다. ..

[강천석 칼럼] 민주당은 한-일 문제 거론할 資格없다

조선일보 2023. 3. 25. 00:00 역사 前進 가로막는 건 失手보다 대통령 無責任 이재명 대표, 박정희 담화문·김대중 일본 국회 연설문 읽어보라 박정희 대통령은 1965년 한일회담 조인 다음 날 ‘한일 국교 정상화가 어떤 결과를 낳느냐는 우리의 주체 의식과 자세가 얼마나 굳건하냐에 달렸다. 누구든 사리사욕(私利私慾)을 앞세우면 이 조약은 제2 을사조약이 되고 말 것’이라고 했다. 일본 배상금과 청구권자금을 받은 나라 중 한국 혼자 성공한 데는 이런 각오와 다짐이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덩샤오핑(鄧小平) 전기를 쓴 하버드대 교수는 일본 국민 마음을 연 외교 성공 사례로 덩과 김대중 대통령 방문을 꼽았다. 김 대통령은 일본 국회에서 ‘외환위기 때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도움을 준 일본에 마음으로부터 ..

[강천석 칼럼] 尹대통령 징용 해법 餘白 일본·미국이 메워야

조선일보 2023. 3. 11. 00:12 수정 2023. 3. 11. 00:35 위험 부담 안고 먼저 움직인 한국에게 어떻게 응답하나 한-미-일, 이익共有에서 價値공유로 올라설 계기 몇 군데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붓이 닿아야 한다. 일본도 미국도 윤 대통령이 큰 정치적 위험을 무릅썼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대통령의 3월 일본 방문, 4월 미국 방문을 눈여겨볼 일이다. 지난 10여 년 한일 사이는 관계 악화라기보다 공백(空白)에 가까웠다. 그러는 동안 세계 정세와 동북아 안보 환경은 일변(一變)했다.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은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는 현실이 됐다. 중국은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할 수도 있다며 급속하게 군사력을 증강했다. 대만이 무너지면 일본은 중국 위협에 그대로 노출된다. 한국과 일본에 ..

[강천석 칼럼] 이재명 대표 ‘기소’와 ‘불기소’ 사이 中間은 없다

조선일보 2023. 2. 11. 03:20 李 대표 배임·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中道’ ‘協治’ 물 건너가 총선 승리 절박한데 ‘윤심’·'당심’·'민심’ 호사스러운 ‘입 사치’ 한국은 50년 전 미국처럼 누구도 위협하지 못할 세계 최강국이 아니다. 며칠 전 평양에서 김정은 군대는 한국 공격용 전술핵 부대 행진을 벌였다. 북한이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미국이 보복하겠다는 미국 약속을 흔들기 위한 대륙간탄도미사일도 과시했다. 국민 76.6%가 자체 핵무장을 지지할 만큼 북한 핵무기는 실존적 위협이 됐다. 일본은 독일과 더불어 핵무기를 만들려고 하면 언제든지 최단 시간에 만들 수 있다. 북핵 앞에 발가벗은 나라는 한국이다. 우리가 깊이 고민해야 김정은도 핵 위협의 역효과를 걱정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

[강천석 칼럼] ‘記憶의 방식’이 달라져야 나라가 成熟한다

조선일보 2023. 1. 28. 03:20 ‘기억의 포로’ 되면 ‘기억 감옥’에 갇힌거나 같아져 격차 좁혀진 한국·일본, 누가 먼저 성숙한 역사 시대 여나 ‘너 자신을 알라’는 말만큼 쉬워도 실천하기 힘든 일도 없다. ‘내’가 먼저 있고 ‘나’와 다른 ‘남’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순서(順序)가 거꾸로다. 누구나 ‘남’과 부딪히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우리는 사회(Society)·경제(Economy)·자유(Liberty)·개인(individual)·종교(religion)·존재(being)·권리(right)·그(he)·그녀(she)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는 글을 쓸 수 없다. 모두가 19세기 말 20세기 초 일본인들이 낯선 영어·네덜란드어·독일어와 씨름하며 한자어를..

[강천석 칼럼] ‘아! 문재인’

조선일보 2023. 1. 14. 03:11 ‘국민 눈높이’ 핑계 삼다 연금 개혁 일본보다 23년 지각 ‘국민 눈높이’는 ‘국민 水準’ 아니라 ‘대통령 수준’ 가리키는 말 ‘눈높이’는 어떤 상황이나 사물을 판단하는 수준(水準)을 뜻하는 우리말 단어다. 소비자 눈높이, 관객 눈높이, 학생 눈높이 등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어느 때부턴가 아무 말에나 붙어 새 의미를 만들어내는 유행어가 됐다. ‘눈높이’가 ‘국민’과 결합해 ‘국민 눈높이’가 되면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민 눈높이’는 대통령들의 애용 표현이다. ‘국민 눈높이’란 말로 ‘자기 수준’을 가리고 덮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7일 문재인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국민연금 개혁안을 보고받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되돌..

[강천석 칼럼] ‘잘살지만 위험한 나라’에서 ‘안전하고 잘사는 나라’로

조선일보 2022. 12. 31. 03:20 한국 침범한 北 무인기 ‘도발 原點’은 북한 핵무기 軍 혁신 動力은 넉넉한 경제·성능 좋은 무기가 아니라 切迫함 외국 사람들은 한국인이 잘 모르는 게 두 가지 있다고 한다. ‘하나는 한국이 얼마나 잘사는지 모르고, 다른 하나는 자기들이 얼마나 위태로운 곳에서 사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얼마 전 ‘한국의 새 길을 찾다’라는 책 출판기념회에서 전 외교부 장관이 한 말이다. 그러고 닷새 후 북한 무인기가 우리 하늘을 휘젓고 돌아갔다. (중략) 북한 GDP는 한국의 58분의 1, 무역액은 1776분의 1이다. 고물(古物) 재래식 무기 현대화는 불가능하다. 남은 길은 핵폭탄을 업고 이번처럼 무인기를 내려보내거나 비슷한 방식으로 한국을 휘젓는 것이다. 결국 도발의 원점(..

[김형석의 100년 산책] 14살 때 죽음 앞두고 올린 기도, 평생 지킨 ‘기도하는 삶’

중앙일보 2022. 12. 23. 00:42 친구였던 안병욱 교수의 얘기가 생각난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아름다웠던 사제 관계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과의 기록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여건이 허락한다면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라는 책자라도 남기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마치 자기가 그 주인공 중의 한 사람이라도 된 듯한 표정이었다. 나도 공감했다. 그래서 인류의 지혜와 교훈을 남겨 줄 수 있었다. 공자의 인품과 삶의 핵심은 무엇이었을까. 성실(誠實)함이었다고 생각한다. 공자만큼 꾸밈없이 진실과 정직을 갖추고 산 사람이 없었을 것 같다. 그는 가난한 마음과 겸손을 겸비하고 있었다. 그 정신의 그릇 속에 인간의 지혜와 지식의 원천을 간직하고 살았다. 학문과 인격의 완성을 위해 평생 정진(精進)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