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고전·고미술 1246

[가슴으로 읽는 한시] 눈 오는 밤 홀로 앉아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조선일보 2016.12.17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눈 오는 밤 홀로 앉아 부서진 집에 세찬 바람 스며드는데 빈 뜰에는 하얀 눈이 쌓여만 가네. 시름에 찬 마음과 저 등잔불 이 밤을 함께 새워 재가 되누나. 雪夜獨坐 破屋凄風入(파옥처풍입) 空庭白雪堆(공정백설퇴) 愁心與燈火(수심여등..

[정민의 世說新語] [395] 비조시석(非朝是夕)

(조선일보 2016.12.07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1813년 8월 늦장마 속에 다산은 제자들에게 주는 당부의 글을 썼다. 사람들이 진일도인(眞一道人)을 찾아와 화복을 물었다. 그의 대답이 이랬다. "다만 일등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얼마 못 가 꺾이고 만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아침이 아니면 저녁일 것이니, 굳이 애써서 점칠 것이 없다(但道第一人, 須知不久折. 非朝卽是夕, 蓍策何勞揲)." 말뜻은 이렇다. 비싼 돈 들여가며 점을 치고, 무당을 불러 굿할 것 없다. 정답은 얼마 못 간다는 것뿐이다. 오래 머물 궁리를 버리고 내려설 준비를 해라. 천년만년 누리려다 나락에 떨어져서는 세상을 저주하고 사람을 원망하니 슬프고 딱하다. 다산은 또 이렇게 썼다. "즐거움은 비방의 빌미가 되고 괴로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