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394] 만이불생 (滿而不省) (조선일보 2016.11.30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이규보(李奎報)가 술통에 새긴 '준명(樽銘)'은 이렇다. "너는 쌓아둔 것을 옮겨, 사람의 배 속에 넣는다. 너는 가득 차면 능히 덜어내므로 넘치는 법이 없다. 사람은 가득 차도 덜어내지 않으니 쉬 엎어지고 만다(移爾所蓄, 納人之腹. 汝盈而..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11.30
[가슴으로 읽는 한시] 내 자랑 (조선일보 2016.11.26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내 자랑 영장산 한 자락이 내가 사는 마을인데 오십 평생 내 맘대로 호화롭게 즐겼어라. 산골에 뿜는 폭포수는 웅장한 대취타요 숲을 에워싼 새소리는 생황의 연주일세. 봄 산은 기생인 양 꽃 비녀를 꽂았고 가을 잎은 멋진 누각에 비단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11.26
[정민의 世說新語] [393] 부승치구(負乘致寇) (조선일보 2016.11.23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주역 '해괘(解卦)'에 '짐을 등에 지고 수레에 타니 도적을 불러들인다(負且乘, 致寇至)'는 말이 있다. 공영달(孔穎達)의 풀이는 이렇다. "수레는 신분이 높은 사람이 타는 것이다. 등에 짐을 지는 것은 소인의 일이다. 사람에게 이를 적용하..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11.23
[가슴으로 읽는 한시] 외로운 밤 ( 2016.11.12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외로운 밤 추운 밤 잠 한숨 자지 못하고 베개를 더듬다 거문고를 타본다. 적막해라 일천 마을은 캄캄하고 쓸쓸해라 일만 골짜기는 침침하다. 별들이 쏟아져 집집마다 반짝이고 구름이 잠들어 골골마다 잠겨 있다. 처마 모서리에 새벽닭 울고 귀..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11.19
[가슴으로 읽는 한시] 백악에 오르다 (조선일보 2016.11.19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백악에 오르다 *약목(若木) : 해가 지는 곳 흰 구름 속 푸른 봉우리에 사람이 올라서니 하늘 끝 까마득히 눈길이 뻗어가네. 교동도 너머 먼바다에는 푸른 물결 떠 있고 약목(若木)으로 해가 돌아가며 붉은 노을 풀어놓았네. 동방이 이렇게..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11.19
[정민의 世說新語] [392] 유민가외(唯民可畏) (조선일보 2016.11.16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당나라 명종(明宗) 때 강징(康澄)이 시사(時事)로 상소하여 말했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일이 다섯 가지요, 깊이 두려워할 만한 일이 여섯 가지입니다. 해와 달과 별의 운행이 질서를 잃고, 천상(天象)에 변화가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11.16
[정민의 世說新語] [391] 연서조저(燃犀照渚) (조선일보 2016.11.09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김종직(金宗直)의 '술회(述懷)' 시를 읽는다. "인사고과 핵심은 전형에 달렸으니, 어진 이가 어이해 안팎 천거 혐의하랴. 열에 다섯 얻는대도 나라 보답 충분커늘, 임금이 귀히 여김 어이해 헤아리랴. 열 손가락 가리킴을 삼가지 아니하면,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11.09
[가슴으로 읽는 한시] 세상 물정 (조선일보 2016.11.05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세상 물정 아침 되어 손뼉 치고 하느님께 감사하며 만 섬의 괜한 시름 한바탕 웃고 털어버리자 죽을 때는 살고 싶어 발버둥쳐도 나중에는 틀림없이 후회할 테고 하는 일마다 소원대로 풀린다면 궁지에 내몰릴 자 있을까? 학이 날아왔건..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