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1372

한진섭 "바티칸 550년 간 빈자리에 딱 맞아…죽어도 여한 없다"[박현주 아트클럽]

뉴시스 2023. 12. 16. 01:01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에 김대건 신부 성상 제작 설치 가톨릭 사상 동양인 성상 최초…1천개 조각 중 독보적 3.77m 고무신에 갓 쓴 한복 입은 성상 한국 위상 높여 뒷모습까지 완벽 조각 감탄…명문도 한글 서체로 새겨 가나아트센터서 기념전…60cm 김대건 성상 등 전시 550년 간 빈자리였다.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우측 외벽에 기적이 벌어졌다. 지난 9월16일 4.5m 높이의 아치형 벽감(벽면을 안으로 파서 만든 공간)을 가린 흰 천이 벗겨지자 고개를 들고 바라보던 사람들이 모두 한 목소리를 냈다. 'emozione'(감동). 갓 쓴 한복 입은 김대건 신부 성상.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는 하얀 대리석으로 나타난 신부는 이전부터 있었던 듯 그 자리에 딱 ..

수학의 아버지들[이은화의 미술시간]〈297〉

동아일보 2023. 12. 13. 23:30 수학은 우리나라 대학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이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포기하는 과목이기도 하다. 주어진 시간 내에 어려운 문제를 누가 빨리 푸는지만 중요한 세상에서 수학은 좌절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수학을 대체 누가 만든 걸까? 수학은 왜 필요할까? 수학의 아버지 하면 피타고라스나 아르키메데스를 꼽는다. 르네상스 미술의 3대 거장으로 손꼽히는 라파엘로가 그린 ‘아테네 학당(부분·1509∼1511년)’에도 그들이 등장한다. 시스티나 성당 벽에 그려진 거대한 벽화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중심으로 서구 학문의 뿌리를 보여주는 위인들이 그려져 있다. 다들 활동했던 시대나 지역이 달랐기에 화가의 상상력으로 만든 장면이다. 흥미로운 건 두 수학자의 모습이..

“납치된 귀부인 돌려주세요” 1500억 몸값의 여인…누군가 봤더니[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구스타프 클림트 편]

헤럴드경제 2023. 12. 10. 00:21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화 Ⅰ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화 Ⅱ 유디트 Ⅰ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되찾은 숙모 "저는 단지, 빼앗긴 걸 되찾았을 뿐이에요." 2006년 1월17일. ..

영원을 꿈꾸고 사라짐을 맞이하는

한겨레 2023. 12. 9. 07:05 [한겨레S] 우진영의 한국 근현대 미술 잇기 김환기, 파리 체류 시절 추상화…학·달·매화 등 동양적인 것 담아 손승범, 그림 속 겹쳐진 조각상 “소멸하는 듯 나아가는 삶 그려” 피아노 선율이 들려온다. ‘바흐의 평균율’이다. 동일하고 균등한 비율의 음들이 계속된다. 김환기의 ‘영원한 노래’는 규칙적이고 수학적으로 이어지는 음률을 닮았다. 대학원 수업 때 이 그림을 처음 보았다. 매화·항아리·산 등의 형상은 얼핏 봐도 한국적이지만 김환기의 프랑스 파리 유학 시절 작품이다. 전혀 이국적이지 않아 신기했다. 떠나기 전과 달라지지 않은 그림 스타일에 ‘왜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최근 들어 김환기는 뉴스에 자주 등장했다. 132억원, 1위, 경매 최고가 경신이라는 헤드라..

극장석, 패션과 권력이 숨쉬는 곳 [으른들의 미술사]

서울신문 2023. 12. 7. 08:01 [편집자 주] 12월은 각종 문화 공연이 많이 열리는 달이다. ‘으른들의 미술사’는 연말까지 한달간 미술 작품 속에 재현된 음악 콘서트 그림을 살펴본다. 극장석, 패션과 권력이 숨쉬는 곳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Auguste Renoir, 1841~1919)는 1874년 열린 제1회 인상주의 전시회에서 '극장석'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모델은 니니 로페즈(Nini Lopez)라는 여성이며, 1874~1879년까지 르누아르의 작품 모델이다. 르누아르는 문학평론가인 자신의 동생 에드몽(Edmond Renoir)을 모델로 프랑스 파리 사교계 사람들의 패션을 선보였다. 니니의 화려한 옷차림과 짙은 립스틱으로 보아 당시 동석한 남성의 아내라기보다 정부일 확률이 높다. ..

“나랑 3년 노예계약해” 여왕과의 동거…‘강제여장’ 굴욕까지 참았더니[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헤라클레스 완결편]

헤럴드경제 2023. 12. 2. 00:22 열두 과업 겨우 끝냈더니 헤라의 광기에 또 휘말려 치욕의 3년 노예 생활 뒤 억울한 최후-빛나는 영광 에두아르 조셉 단탄 귀도 레니 루카 조르다노 편집자주 〈후암동 미술관〉은 그간 인간의 세계를 담은 예술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이제 시간을 크게 앞당겨 신의 세계를 살펴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부터 명화와 함께 읽어봅니다. 기사는 여러 참고 문헌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지난 이야기 헤라의 음모에 휘말려 열두 개의 과업에 임했던 헤라클레스는 '케르베로스를 잡아오라'는 마지막 과업까지 마친 후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잠깐의 여유를 즐긴 헤라클레스는 그의 궁술 스승인 오이칼리아의 왕 에우리스토스가 활쏘기 시합을 연다는 소식을 접..

독감·심근경색에 취약한 겨울… 튼튼한 집 짓는 까치처럼 단단히 대비를

조선일보 2023. 11. 30. 03:39 [명작 속 의학] [87] 클로드 모네의 ‘까치’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년)는 눈 내린 겨울 풍경을 140여 점 그렸다. 눈과 서리가 내는 자연의 변화를 빛의 미각으로 담아냈다. 그림 는 1869년에 완성했는데, 모네가 그린 가장 큰 겨울 그림이다. 까치는 눈 덮인 마을 울타리로 이루어진 대문 위에 홀로 앉아 있다. 갓 내린 눈 위로 햇빛을 받아 그림자가 푸르다. 해서 는 빛과 유색 그림자가 만들어낸 최고 설경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프랑스 지방의 혹독한 겨울이 인상파 화가의 겨울 풍경 수를 늘렸다는 평이다. 추위가 작품 소재를 늘린 셈이다. 하지만 우리 몸은 추위가 시련으로 작용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 등 심..

“씨앗은 짓이겨져선 안 된다” - 전쟁과 노인 작가 [송주영의 맛있게 그림보기]

한국일보 2023. 11. 23. 04:31 칼레드 후라니,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 케테 콜비츠 언젠가부터 수박은 정치적 과일이 됐다. 우리나라가 아닌 팔레스타인 이야기다. 팔레스타인 국기를 구성하는 빨강, 초록, 검정, 흰색 대신 등장한 수박은 이스라엘의 탄압과 검열에 저항하는 상징이다.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실효 지배하는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박 그림이 쏟아지고 있다. 저항의 의미로 수박이 처음 등장한 것은 40년 전 한 이스라엘 군인의 말 때문이었다. ‘팔레스타인의 피카소’라 불리는 슬리만 만수르(Sliman Mansour)의 1980년 사건에서 출발한다. 당시 이스라엘 측은 만수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