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22. 12. 29. 03:02 초상화를 그릴 때는 모델의 정면이나 측면을 그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덴마크 화가 빌헬름 함메르쇠이는 뒷모습을 그렸다. 그의 그림 속 인물들은 최소한의 가구만 있는 실내에서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정체도 표정도 알 수 없다. 화가는 왜 모델의 뒷모습을 그렸던 걸까? 코펜하겐 출신의 함메르쇠이는 시적이고 고요한 회색 톤의 초상화와 실내 풍경화로 유명하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외국을 다니긴 했으나 고향인 코펜하겐에 평생 살며 자신의 집과 주변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이 그림은 1898년부터 11년간 살았던 스트란가데 30번지 아파트의 실내를 보여준다. 나무 의자에 앉은 여인은 오른팔을 등받이에 살짝 걸친 채 느슨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탁자 위에는 꽃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