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1374

올림픽공원에 솟은 은빛 기둥…"여기 있는 72개국 작품 중 최고 명작" [이선아의 걷다가 예술]

한국경제 2023. 2. 15. 17:53 수정 2023. 2. 16. 01:01 잠실 올림픽공원 문신 '올림픽 1988' 25m 높이, 무게 54t 대형 조각 프랑스, 문신에게 귀화 요청도 “이곳에 설치된 72개국 191명의 조각가 작품 가운데 최고 명작입니다.” 1988년 9월 미국 방송사 NBC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세워진 조각상 하나를 카메라에 담으며 이렇게 평가했다. 찬사의 주인공은 한국의 조각가 문신(1923~1995)이 제작한 ‘올림픽 1988’(사진). 당시 정부가 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지구촌 각국의 유명 조각가에게 의뢰한 조각 가운데 하나였다. 국내외 관심이 문신의 작품에만 집중되자 기분이 상한 프랑스 대표 조각가 세자르 발다치니가 개막식에 불참한 사건은 유명하다. ‘한국 조각의 자..

숨 참고 키스 다이브!…아내가 그렇게 좋으셨어요[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마르크 샤갈 편]

헤럴드경제 2023. 2. 11. 00:27 수정 2023. 2. 11. 00:37 순수한 방랑자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1944년 9월2일 오후 6시. 벨라가 죽었다. 천둥이 치고 구름이 펼쳐졌다." 마르크 샤갈은 힘겹게 글을 썼다. "그..

외설과 예술 사이…현대 회화 길을 연 '마네의 도발' [송주영의 맛있게 그림보기]

한국일보 2023. 2. 7. 04:31 현대 회화의 시작, 폴리-베르제르의 미스터리 편집자주 아무리 유명한 예술작품도 나에게 의미가 없다면 텅 빈 감상에 그칩니다. 한 장의 그림이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맛있게 그림 보기는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그림 이야기입니다. 미술교육자 송주영이 안내합니다. 폴리-베르제르에서 찍은 사진 같은 그림 지금 당신은 타임머신을 타고 1882년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고, 파리9구역에 있는 예술가들의 아지트, 폴리-베르제르의 문을 연다. 자욱한 담배 연기 가득한 홀 안에는 시인, 화가, 음악가들이 취기 어린 목소리로 예술과 낭만, 사랑에 대해 열변 중이다. 왼편 천장에는 초록 구두를 신은 무용수가 그네 곡예를 하고 있다. 여종업원이 있는 바(bar)에 다가간다. ..

"호랑이 새끼를 키웠다" 스승 아내 넘본 제자의 결말은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한국경제 2023. 2. 4. 09:50 수정 2023. 2. 4. 13:08 '바로크 미술 대표 화가' 루벤스와 반 다이크 때로는 스승과 제자, 때로는 라이벌 미묘했던 그들의 관계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더니….” 화가는 나지막이 중얼거렸습니다. 10년 전 조수로 채용했던 앳된 얼굴의 소년. 처음 봤을 때부터 소년의 그림 실력은 이미 웬만한 중견 화가를 압도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소년을 만나자마자 화가는 직감했더랍니다. ‘이 녀석은 천재다.’ 화가에겐 소년의 실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보다도, 이 천재를 곁에 두고 직접 키우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조수는 선을 넘었습니다. ‘화가가 해외 출장으로 바쁜 사이, 조수가 화가의 아내를 노리고 있다.’ 어느 날 이런 소문이 화가의 귀에 들어온 겁니..

‘이 그림’ 때문에 화형될 뻔…야심가의 기구한 삶[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프란시스코 고야 편]

헤럴드경제 2023. 2. 4. 00:34 흑화한 사상가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질병, 증오, 분노, 배신, 시기, 질투, 미움, 원망. 1820년대 초, 스페인 마드리드 교외의 전원주택. 프란시스코 고야는 세상에서 가장 못난 단어들을 다시 한번 일기장에 썼다. 미움, 배척, 교만, 탐욕, 추악. 고야는 계속..

마오시대 민낯, 중국의 '거대한' 아버지 되다[정하윤의 아트차이나]<17>

이데일리 2023. 2. 3. 00:01 ▲중국 현대미술의 아버지 '뤄중리' 마오쩌둥 시대 청소년이던 작가 극도로 피폐해진 농촌현실 목격 당시 스케치 '농민 아버지' 얼굴 1980년 '덩샤오핑시대' 막오르자 2m 거대 화면에 사진처럼 담아 뛰어난 '극사실주의 그림' 넘어 중국 사회·정치·국제 변화 상징 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

"불륜한 제 남편 용서해주세요" 아내가 호소한 까닭은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한국경제 2023. 1. 28. 07:56 수정 2023. 1. 28. 08:29 '바로크 미술 최고 거장'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 그의 탄생에 숨겨진 '기막힌 사연' 유럽 역사·미술사에도 영향 “내가 큰 잘못을 했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나 지금 너무 무서워. 일이 돌아가는 꼴을 보니 아마 나는 사형당할 것 같아.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제발 도와줘….” https://v.daum.net/v/20230128075602332 "불륜한 제 남편 용서해주세요" 아내가 호소한 까닭은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불륜한 제 남편 용서해주세요" 아내가 호소한 까닭은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내가 큰 잘못을 했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나 지금 너무 무서워. 일이 돌아가는 꼴을 보니..

“성폭행 피해자는 나야!” 고문도 견딘 그녀…복수는 우아했다[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편]

헤럴드경제 2023. 1. 28. 01:12 수정 2023. 1. 28. 01:54 영원한 복수자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편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쓰여졌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썼으나, 일부 내용(주인공을 둘러싼 법정 다툼 중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행동, 주인공이 꾸는 꿈 등)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