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2022.09.01. 07:00 18세기 프랑스 화가 장 앙투안 바토가 그린 ‘제르생의 간판’은 파리에 실존했던 한 미술 상점의 내부 모습을 담고 있는 풍속화다. 이 그림 속에는 파리의 젊은 남녀들이 점원의 설명을 받으며 작품 구입을 고민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작가가 살았던 동시대인들의 삶의 단면을 그림의 주제로 채택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당시 프랑스 주류 화단이 추구했던 화풍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그림이 제작된 시점은 로코코미술이 태동하던 오를레앙 공작의 섭정 시기다. 1715년 루이 14세가 사망한 후 약 8년간 지속된 섭정 기간 프랑스 문화는 귀족과 상층 부르주아들에 의해 주도됐다. 이들은 권위적이고 규범화된 고전주의 역사화를 대체할 새로운 미술 양식을 갈망했다. 화려한 색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