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1374

이 '사과' 때문에 세상이 뒤집혔다, 도대체 왜?[후암동 미술관-폴 세잔 편]

헤럴드경제 2022. 07. 09. 05:42 근대 회화 선구자 편집자주 이번 편은 19세기 가장 위대한 화가로 꼽히는 폴 세잔을 다룹니다.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입니다. 내용이 깁니다. 이렇게 쓰고도 못 다한 이야기가 한가득입니다. 그 만큼 세잔의 궤적이 넓고 깊기 때문이겠지요. 글을 다 읽을 즈음, '현대미술의 아버지' 세잔이 부디 [후암동 미술관] 독자분들께 한 발 더 와닿길 바라 봅니다. 사과는 무슨 빌어먹을 놈의 사과인지, 미칠 노릇이었다. 목이 또 저려온다. 손등은 또 간지럽다. 다리를 계속 꼬고 있자니 쥐가 난다. 움직이고 싶다. 목을 크게 한 번 돌리고, 손등을 시원하게 긁고, 다리를 쭉 펴고 싶다. 참을 수 없다.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몸..

몽환美 풍기는 꽃병.. 무의식의 세계 품다 [김한들의 그림 아로새기기]

세계일보 2022. 07. 09. 14:01 (87) 빛을 보게 만드는 법 佛 '상징주의 미술' 앞장선 르동 진화론 등 당대 이성주의에 반감 빛·평면으로 현실세계 표현 대신 단색으로 정신적인 것 전달 시도 목탄과 판화로 비현실 검게 묘사 뒤늦게 득남 후 다채로운 색 활용 #오딜롱 르동의 신비로운 세계 오딜롱 르동(Odilon Redon, 프랑스, 1840∼1916)은 프랑스 상징주의 미술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화가다. 같은 해에 태어난 인상주의 작가 모네(Claude Monet)만큼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현대미술의 선구자 뒤샹(Marcel Duchamp)이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그의 작품 세계에는 특별한 무엇이 있다. 그 무엇은 작가 개인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것으로 꿈같이 비현실적..

자연에서 찾은 답[이은화의 미술시간]〈222〉

동아일보 2022. 07. 07. 03:00 살다 보면 절벽을 만날 때가 있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제자리에서 참고 이겨내는 이도 있지만 여행이나 모험을 통해 답을 찾는 이도 있다. 클로드 모네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힘들 때마다 여행을 떠났다. 특히 노르망디 해변은 그가 평생 동안 즐겨 찾은 장소였다. 모네가 42세 때 그린 이 풍경화 속 배경도 노르망디의 디에프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르아브르보다 조금 더 북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이다. 형형색색의 물감과 감각적인 붓놀림으로 밀도 있게 표현된 거대한 절벽이 무척 인상적이다. https://news.v.daum.net/v/20220707030056235 자연에서 찾은 답[이은화의 미술시간]〈222〉 자연에서 찾은 답[이은화의 미..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35] 어색한 듯 완숙한 여름 풍경화

조선일보 2022. 07. 05. 03:00 프랑스 화가 장 프레데릭 바지유(Jean-Frederic Bazille·1841~1870)가 그린 여름 풍경이다. 이처럼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한여름 무더위에 숲속 가운데서 거리낌 없이 옷을 벗어 던지고 물놀이를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피서는 없을 것이다. 바지유는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포즈의 인물을 그리고, 배경은 야외에서 직접 그린 뒤 인물을 배치했다. 그래서인지 새파란 하늘과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수풀의 녹음이 자연스럽고 생생한 데 반해 남자들의 위치는 어색하고 명암의 각도도 일정치 않은 데다 서로 감정의 교류가 전혀 없어 각각 동떨어져 따로 노는 모양새다. https://news.v.daum.net/v/20220705030048608 [우정아의 아트 스토..

느리게 움직여야 보이는 것들[그림을 읽다/전이린]

동아일보 2022. 07. 01. 03:03 인간의 생존은 이동을 전제로 한다. 이동의 기본 몸짓은 걷기이다.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에는 걷기가 이동의 수단이자 세상을 가늠하는 단위였다. 시간은 걷는 속도로 흘렀고, 그 속도로 사람들은 공간의 크기를 이해했다. 그 세계는 느렸지만 충만함이 있었다. 1878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로베르트 발저는 매일 산책을 하며 길 위에서 만난 세밀한 이야기들을 모아 글을 썼다. 그의 글은 느리다. 만연체 문장, 과장된 묘사, 온갖 곁길을 다 누비는 듯한 서사…. 그의 글을 읽는 것은 그와 함께 걷는 것을 의미한다. https://news.v.daum.net/v/20220701030349188 느리게 움직여야 보이는 것들[그림을 읽다/전이린] 느리게 움직여야 보이는 것들[그림..

포토몽타주 같은 인생[이은화의 미술시간]〈221〉

동아일보 2022. 06. 30. 03:02 포토몽타주는 여러 사진에서 따온 이미지를 조합하거나 재정렬해 새로운 형상으로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포토몽타주 기법이 처음 등장한 건 19세기 말이지만 현대미술의 형식으로 사용된 건 1910년대 중반부터였다. 독일의 다다 예술가였던 한나 회흐도 포토몽타주 기법의 창시자 중 한 명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말경 기성 예술의 형식과 가치를 부정하며 일어난 다다이즘은 반전, 반미학, 반전통을 주장한 전위적인 예술운동이다. 회흐는 베를린 다다 그룹에서 활동했던 유일한 여성 화가이자 페미니스트였다. 그녀는 1918년부터 포토몽타주 작업을 실험했는데, 급변하는 시대에 등장한 ‘신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판하는 주제를 많이 다뤘다. https://news.v.daum.ne..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34] 인간의 욕망이 부르는 폭력과 혼돈

조선일보 2022. 06. 28. 03:03 빨간 펠트 천으로 뒤덮인 계단식 단상에 같은 빨간색 안락의자가 놓여 있다. 놀랍도록 편안한 의자에 몸을 파묻고 시야를 가득 채운 고화질 모니터 세 대에서 긴박하게 펼쳐지는 영상에 몰입하면 잠시나마 세상과 차단된 채 가상 현실로 진입하게 된다. 인터넷 시대의 일상을 장악한 디지털 이미지와 데이터의 본질에 대한 비평으로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평론가로 손꼽히는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1966년생)의 아시아 첫 개인전 중 한 작품이다. https://news.v.daum.net/v/20220628030307384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34] 인간의 욕망이 부르는 폭력과 혼돈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34] 인간의 욕망이 ..

‘점투성이’ 수상한 커플 정체는? [후암동 미술관-조르주 쇠라 편]

헤럴드경제 2022. 06. 25. 05:32 신인상주의 선구자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그림,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그림,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그림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이 고집스러운 화가의 이름은 조르주 쇠라입니다. 많은 이를 걱정하게 한 쇠라는 고집스럽게 화폭에 점을 찍습니다. 이로부터 2년여 걸친 작업 끝에 필생의 역작을 그립니다. 결국 쇠라는 이 그림을 통해 자신이 점묘(點描)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