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1374

“천사요? 데려오면 그려드리죠” 이놈의 똥고집[후암동 미술관-귀스타브 쿠르베 편]

헤럴드경제 2022.05.07 00:31 편집자주 어릴 적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기분 탓일 수 있지만,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그림,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그림,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그림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여보, 여기 좀…. 이상하죠?" 1855년 프랑스 파리. 반짝이는 옷과 장신구로 꾸민 중년 여성이 남편 팔을 꽉 쥔 채 속삭입니다. 처음에는 괜찮았습니다. 옆 골목에서 열린 만국(萬國)박람회와 똑같은 입장료를 받..

“못 그렸는데 폼만 잡아” 욕먹던 이 그림, 3300억이요? [후암동 미술관-클로드 모네 편]

헤럴드경제 2022.04.30 05:51 편집자주 어릴 적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기분 탓일 수 있지만,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그림,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그림,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그림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1872년 11월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항구 마을 르아브르. "끝났다." 한 남성이 토해내듯 한 마디를 내뱉고는 침대로 풀썩 쓰러집니다. 상기된 채 거친 숨을 연신 내쉽니다. 그의 힘 풀린 손가락 틈으로 빠져나온..

벌거벗은 이 여자, 뭐 때문에 빤히 쳐다보나[후암동 미술관-에두아르 마네 편]

헤럴드경제 2022.04.23 06:00 편집자주 어릴 적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기분 탓일 수 있지만,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그림,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그림,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그림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아이고, 망측해라. 이런 걸 출품했었다고?" "벌거벗은 저 여자는 뭐 때문에 우리를 빤히 쳐다보나." 1863년 프랑스 파리의 한 전시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네요. 수많은 사람이 한 작품을 보고 삿대질합니다. 살..

침팬지의 시간[이은화의 미술시간]〈213〉

동아일보 2022. 05. 05. 03:01 침팬지들이 국회의사당을 장악한 이 그림. 영국을 대표하는 그라피티 화가 뱅크시의 대표작 중 하나다. 길이가 4m에 이르는 거대한 유화로 2019년 경매에서 약 150억 원에 팔리며 화제가 된 작품이다. 뱅크시는 왜 하필 침팬지를 그린 걸까? 이 그림은 어째서 그리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걸까?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뱅크시는 사회 풍자적인 거리 낙서화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 그림이 그려질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연합(EU)의 재정위기 속에서 유로존 경제의 불확실성과 난민 문제로 영국인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게다가 영국은 EU 통합 과정에서 국민투표를 하지 않아 민주적 절차 결여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축적돼 왔었다. https://news...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평범함에 깃든 성스러움/미술평론가

서울신문 :2022-05-03 20:34 성모 마리아는 회화의 역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여성이다. 아들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가엾은 어머니. 그래서 성모 마리아는 모든 불쌍하고 고통받는 사람을 위로하는 어머니가 됐다. 성모 마리아를 다룬 숱한 그림 중 딱 한 점을 골라내기란 쉽지 않지만 조르주 드 라투르의 ‘갓난아기’가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데는 토를 달 사람이 없을 것이다. 앳된 어머니가 잠든 아기를 소중히 안고 경이로운 듯 들여다보고 있다. 왼쪽에 있는 나이 든 여성은 성모의 어머니 성 안나. 성 안나는 아기 예수의 얼굴을 잘 비추게끔 손을 들어 촛불을 감싸고 있다. 우아하고 신중하게 손을 든 자세와 온화한 눈길이 돋보인다. https://www.seoul.co.kr/news..

이건희, 한류의 새 이름[우보세]

머니투데이 2022. 05. 03. 03:20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동쪽의 이스트 70번 도로. 회색빛의 고풍스런 건물엔 렘브란트, 요하네스 베르메르(페르메이르) 등 유럽 거장들의 미술작품이 들어찼다. 정원엔 봄마다 목련이 화사하게 피어 뉴요커들을 사로잡는다. 세계적 미술관 프릭 컬렉션(Frick Collection)이다. 이곳은 20세기 초 미국의 '찐부자' 헨리 클레이 프릭(1849~1919)이 살았던 프릭 멘션이다. 프릭은 미국 산업생산이 폭발적으로 늘던 1871년, 석탄을 코크스로 만드는 회사를 차렸다. 철의 불순물을 없애주는 코크스는 제철소의 핵심연료. 미국의 철강사업에 없어선 안될 재료였다. https://news.v.daum.net/v/20220503032002706 이건희, 한류의..

예고 없이 ‘툭’ 떨어진 꽃처럼… 사랑도 영원한 건 없다 [김한들의 그림 아로새기기]

세계일보 : 2022-04-30 16:00:00 (82) 이별을 연습하는 계절 국제 미술계가 주목하는 톰 안홀트 다른 회화작가와 차별화 위해 노력 페르시아계 유대인 혈통 부친 영향 ‘페르시안 세밀 회화’에 관심 많아 아라비안 나이트 보는 듯한 ‘2AM’ 기하학적 패턴·색감 오묘한 분위기 유럽 모더니즘 회화 드러낸 ‘낙화 I’ 화려한 듯 하면서도 서글픔 느껴져 #낙화를 그리는 작가, 톰 안홀트 봄에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은 만개한 꽃을 만나는 때다. 가지 또는 줄기의 표면을 뚫고 솟아오른 봉오리가 매일 더 포근하게 변하는 봄의 공기 속에서 꽃으로 개화하는 시간. 하지만 이 순간은 늘 찰나이기에 우리는 개화한 꽃을 바라보는 동시에 낙화(落花)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도 해야 한다. 비 또는 바람에 순식간에 떨어지..

뜻하지 않게 만난 그림[그림을 읽다/전이린]

동아일보 2022. 04. 29. 03:04 그림을 만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외젠 뷔르낭의 그림 ‘성묘로 달려가는 사도 베드로와 요한’을 나는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만났다. 1850년 스위스에서 출생했고, 사실주의적 화풍의 성화를 많이 그렸다는 것 외에 뷔르낭에 대해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그가 1898년에 그린 이 그림도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끈 작품은 아니다. 이 그림을 나는 서경식의 책 ‘나의 서양 미술 순례’에서 처음 만났다. 이 책은 1983년에 유럽을 여행하면서 그가 만난 미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미술기행서이지만, 한국의 정치 현실과 그것에 의해 희생된 가족들 그리고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기도 하다. 인간의 고난을 형상화한 그림들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 가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