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1374

[그림이 있는 아침] "테오, 나를 좀 뒤집어줘" 빈센트 반 고흐 '두 마리 게'

한국경제 2022. 05. 27. 17:21 꿈과 좌절을 동시에 안겨주는 장소가 있다. 빈센트 반 고흐에겐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낸 프랑스 남부도시 아를의 ‘노란 집’이 그랬다. 노란 집은 정신병원에서 나온 고흐가 내일을 꿈꾸며 다시 붓을 잡은 곳이다. 비운의 마지막을 맞은 곳이지만, 고흐에게 가장 행복했던 시간도 있었다. 폴 고갱과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이었다. 고흐는 인생의 멘토이자 친구인 고갱에게 아를로 올 것을 권유하면서 편지에 이렇게 썼다. “요리를 해줄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겠지만 손수 해먹으면 훨씬 생활비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https://news.v.daum.net/v/20220527172104078 [그림이 있는 아침] "테오, 나를 좀 뒤집어줘" 빈센트 반 고흐 '두 마리 ..

어머니·누나 잃고 우울증 앓던 화가… 죽음 앞둔 노인 모습 담은 자화상 그려

조선일보 2022. 05. 26. 03:00 [명작 속 의학] [15] 뭉크의 '침대와 시계 사이에 서있는 자화상' 불안감에 전기충격 치료 받고 "죽음, 항상 옆에 있다" 말하기도 에드바르 뭉크(1863년~1944년)는 노르웨이 출신 화가다. 양 손으로 귀를 막으며 비명을 지르는 를 그린 작가로 유명하다. 노을 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괴로워하는 인물을 묘사했는데, 뭉크가 절규를 그린 노르웨이 오슬로 언덕에서 보는 석양은 절규 탓에 붉다 못 해 핏빛이라고 말한다. 뭉크는 의사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아내가 죽자 광적인 성격 이상자가 됐다. 그 모습에 어린 뭉크는 가정에서 죽음과 지옥을 느꼈다고 했다. 류머티스 열과 기관지 천식 등에 시달리며 병약했던 그는 어머니와 누나를 어린 나이에 잃으면서 죽음은 항상..

검은 창문[이은화의 미술시간]〈216〉

동아일보 2022. 05. 26. 03:03 1920년 마르셀 뒤샹은 목수를 시켜 작은 크기의 프랑스식 창을 만들었다. 창문에는 유리 대신 검은 가죽이 덧대어져 있어서 무용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도대체 뒤샹은 왜 이런 창을 만든 걸까? ‘신선한 과부’라는 생뚱맞은 제목은 또 뭘 의미하는 걸까? 뒤샹은 20세기 미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미술가로 손꼽힌다.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예술가가 수공업적으로 그리거나 만드는 전통 예술을 거부하고 기성품을 선택해 ‘레디메이드’라 명명했다. 1913년 그는 입체파 그림을 포기한 뒤 세상의 통념을 뒤집는 첫 레디메이드 작품을 선보였고, 1917년 뉴욕 전시에 출품한 흰 변기로 최고의 명성을 얻었다. https://news.v.daum.net/v/20220..

[아트 인사이트] 아무리 잘 그려도 위작이 가치 없는 이유.. 작품 만든 '동기' 때문

조선일보 2022. 05. 23. 03:03 “선생님, 선생님 작품과 비슷하게 만드는 작가가 있어요!” “아 그래요? 그냥 두세요. 짝퉁 없는 명품은 없는 거니까 제 작품이 그만큼 좋은 거라고 생각해야죠.” 흥분한 목소리로 작가님께 일러바쳤는데, 뜻밖의 반응에 당황한 건 오히려 나였다. 이런 대가들의 호탕함이 오히려 문제를 키운 것일까? 물감이 마르기 무섭게 팔려 나간다고 말할 정도로 미술 시장이 호황을 누리게 되자, 어디서 본 듯한 모방 작품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창의성과 독창성이 중요한 미술 분야에서도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 놀랍지만, 이런 작품을 찾는 사람과 시장이 존재한다. 유명 작가의 작품을 사고 싶지만 비싸니, 가격은 저렴한데 스타일은 비슷한 다른 작가의 작품을 추천해달라고 대놓고 부탁하..

권력의 무게[이은화의 미술시간]〈215〉

동아일보 2022. 05. 19. 03:03 하얀 얼굴의 소녀가 화면 밖 관객을 응시하고 있다. 머리에 쓴 가발에는 하얀 나비 리본들이 잔뜩 달려 있다. 장식도 과하고 무게도 상당해 보인다. 큰 가발의 무게를 견뎌내고 있는 아이의 이름은 마리아 테레사. 스페인 펠리페 4세의 딸이다. 어린 왕녀는 왜 저리 무거운 가발을 쓰고 있는 걸까? https://news.v.daum.net/v/20220519030308113 권력의 무게[이은화의 미술시간]〈215〉 권력의 무게[이은화의 미술시간]〈215〉 벨라스케스 ‘마리아 테레사: 스페인 공주’, 1651∼1654년.하얀 얼굴의 소녀가 화면 밖 관객을 응시하고 있다. 머리에 쓴 가발에는 하얀 나비 리본들이 잔뜩 달려 있다. 장식도 과하고 무게도 상 news.v.d..

'못생김'의 역사 [김선지의 뜻밖의 미술사]

한국일보 입력 2022. 05. 19. 19:00 못생김은 악하고 열등한가 이 작품은 '늙은 여자', 혹은 '추한 공작부인'이라는 제목으로 불린다. 그림 속에는 드레스를 차려입고 하트 모양의 머리장식인 에스코피옹(escoffion)으로 꾸민 늙고 추한 노부인이 있다. 양쪽 검지손가락에 금반지를 끼고 오른손에는 장미 꽃봉오리를 들고 있다. 이마는 울퉁불퉁 기형적이고 얼굴과 목은 주름지고 탄력이 없으며 치아는 대부분 빠진 듯하다. 격자무늬와 자수가 정밀하게 묘사된 에스코피옹 위에 아름다운 황금 브로치로 고정된 흰색 베일은 어깨까지 드리워져 있다. 노부인의 추악한 외모는 화려한 상류층 복장이나 보석과 미묘한 엇박자의 느낌을 준다. 깊이 파인 드레스로 인해 드러난 노화된 젖가슴과 못생긴 얼굴은 구애를 상징하는 ..

삶과 죽음의 순환[이은화의 미술시간]〈214〉

동아일보 2022. 05. 12. 03:03 태어난 모든 생명은 언젠가는 죽는다. 이 뻔한 사실을 모를 리 없건만, 막상 죽음이 다가오면 누구나 두렵기 마련이다. 핀란드 화가 알베르트 에델펠트는 25세 청년 시절,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렸다. 게다가 이 그림을 파리 살롱전에 출품했다. 이국의 젊은 화가는 왜 하필 죽음을 주제로 선택한 걸까? 그림은 살롱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https://news.v.daum.net/v/20220512030322304 삶과 죽음의 순환[이은화의 미술시간]〈214〉 삶과 죽음의 순환[이은화의 미술시간]〈214〉 알베르트 에델펠트 ‘아이의 관나르기’, 1879년.태어난 모든 생명은 언젠가는 죽는다. 이 뻔한 사실을 모를 리 없건만, 막상 죽음이 다가오면 누구나 두..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27] 아들딸 구별 없는 유아복

조선일보 2022. 05. 10. 03:03 섬세한 레이스와 자수로 장식된 드레스 차림에, 건강을 지켜준다는 빨간 산호 치발기를 손에 쥔 아기가 강아지 한 마리를 무릎에 얹고 제법 의젓하게 앉아 있다. 공주님이 틀림없는데 제목을 보니 영국왕 찰스 2세의 초상화란다. 그러고 보니 귀가 길고 털이 부드러운 이 얼룩 강아지의 견종이 요즘 반려견으로 인기라는 ‘킹찰스 스패니얼’이다. 그렇다면 초상화 주인공은 이 개라는 말인가? https://news.v.daum.net/v/20220510030309888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27] 아들딸 구별 없는 유아복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27] 아들딸 구별 없는 유아복 섬세한 레이스와 자수로 장식된 드레스 차림에, 건강을 지켜준다는 빨간 산호 치발기를 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