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1374

‘몬드리안’ 탄생 150주년 기념… “예술 혼 전체를 조명”

조선일보 2022.07.22 03:00 바이엘러 재단 기획 ‘몬드리안의 진화’… 라프레리와 함께한 보존 프로젝트의 또다른 진화 지난 6월 5일(이하 현지시각) 스위스 바이엘러 미술관(Fondation Beyeler)이 선보인 새로운 전시에 세계 미술계가 들썩였다. 추상미술의 대가 피에트 몬드리안(1872-1944)이 탄생시킨 80여 점 이상의 작품이 ‘몬드리안의 진화(Mondrian Evolution)’라는 타이틀 아래 대중에 소개된 것. 지금까지의 전시 중 몬드리안의 예술적 발전 과정을 가장 포괄적으로 다룰 것으로 평가받는 이번 전시는 그의 대표작은 물론 이전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몬드리안의 희귀작까지 포함돼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다. 해외 미술 전문매체인 아트넷, 아트뉴스 등을 비롯해 프랑스 일간지 ..

품위 있는 노인[이은화의 미술시간]〈224〉

동아일보 2022. 07. 21. 03:00 살아가는 데 물은 중요하다. 물이 흐르는 곳에 도시가 번성했고, 깨끗한 물은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물은 오래전부터 하나의 상품이기도 했다. 17세기 스페인에서는 이미 물을 사고파는 일이 일상이었다. 디에고 벨라스케스는 세비야 사람들의 물 거래 장면을 그림으로 남겼다. https://news.v.daum.net/v/20220721030058018 품위 있는 노인[이은화의 미술시간]〈224〉 품위 있는 노인[이은화의 미술시간]〈224〉 디에고 벨라스케스 ‘세비야의 물장수’, 1618~1620년.살아가는 데 물은 중요하다. 물이 흐르는 곳에 도시가 번성했고, 깨끗한 물은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물은 오래전부터 하나의 상품이 news.v.daum.net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37] 거대 체제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사람들

조선일보 2022. 07. 19. 03:05 현란한 색실로 온갖 무늬를 수놓은 거대한 카펫이 눈앞에 펼쳐진 듯 압도적인 이 장면은 현대 사진의 거장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1955년생)가 찍은 북한의 ‘아리랑 공연’이다. 거스키가 평양을 방문했던 2007년에 ‘아리랑 공연’은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공연으로 등재됐다. 대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을 결합해 80분 동안 김일성 일가의 역사적 활약을 찬양하고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이 전대미문의 정치극에 동원된 참가 인원은 10만명, 회당 관객수는 15만명을 웃돈다. https://news.v.daum.net/v/20220719030508536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37] 거대 체제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사람들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

[그림이 있는 아침] 파도처럼 요동치는 모네의 마음

한국경제 2022. 07. 15. 17:28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에트르타의 마네포르테(1883) 깎아지른 듯한 절벽, 그 끝에 아슬아슬 몸을 담근 ‘코끼리 바위’, 뒤로 펼쳐진 푸른 초원과 아기자기한 해안가 마을….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가 에트르타는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줬다. 소설가 알퐁스 카는 “누군가에게 바다를 보여줘야 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에트르타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모파상이 이름 붙인 코끼리 바위는 깊은 파도 속으로 들어가는 코끼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주변 바위들까지 합쳐 코끼리 가족을 이룬다. 대자연의 압도적 풍경은 많은 소설가를 자극했다. 알렉상드르 뒤마(몽테크리스토 백작), 빅토르 위고(레 미제라블) 사뮈엘 베케트(고도를 기다리며), 마르셀 프루스트(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헐크색 피부 '이 여성'의 격정..이 놈의 '남편' 때문에[후암동 미술관-앙리 마티스 편]

헤럴드경제 2022. 07. 16. 05:22 야수주의 선구자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그림,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그림,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그림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 눈빛에서 마티스에 대한 기대감과 무심함이 함께 느껴집니다. 진한 갈색의 머리카락을 단정히 말아 올렸습니다. 진한 눈썹과 깊은 눈동자, 빨간 입술을 보니 화장도 꽤 신경 썼습니다. 크고 화려한 모자를 쓰고 우아한..

고다이바는 정말 나체로 마을을 돌았을까 [김선지의 뜻밖의 미술사]

한국일보 2022. 07. 14. 19:00 백마 탄 전라의 백작부인 '고다이바' 논란 역사는 전적으로 사실의 기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이라고 믿었던 역사책의 많은 것들이 '팩트'가 아닌 거짓말인 경우가 많다. 우리는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대륙을 처음 발견했고 이로써 지구가 둥글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배웠다. 사실이 아니다. 콜럼버스보다 500년 앞서 바이킹족이 북미까지 항해해 정착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는 아메리카에 도착한 최초의 유럽인이 아니었다. 지구가 둥글다는 이론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있었고, 중세에도 지식계층 사이에서는 꽤 널리 알려져 있었다. 로마에 대화재가 발생했을 때 네로 황제가 불타는 로마를 바라보며 바이올린을 연주했다고 한다든지, 아인슈타인이 수학에 약했다든지 ..

블루의 시간[이은화의 미술시간]〈223〉

동아일보 2022. 07. 14. 03:01 프랑스 곤충학자 장 앙리 파브르는 박명이 지나는 시간, 즉 낮과 밤의 경계가 되는 신비한 시간대를 연구하며 이를 ‘블루아워(The Blue Hour)’라 명명했다. 이 시간대의 햇빛이 푸르스름한 색조를 띠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매혹적인 블루의 시간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페데르 세베린 크뢰위에르도 ‘블루아워’를 사랑한 화가였다. 특히 해 질 녘의 부드러운 빛을 포착한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42세 때 그린 ‘스카겐 남쪽 해변의 여름 저녁’이 대표작이다. 스카겐은 덴마크 최북단에 있는 조용한 어촌마을이다. 19세기 말 젊은 화가들이 이곳에 모여 예술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는데, 이들을 ‘스카겐 화가들’이라 부른다. 노르웨이 출신의 크뢰위에르가 이곳에..

출품은 '작품의 끝', 전시작 위에 다시 그린 재일화가[윤범모의 현미경으로 본 명화]

동아일보 2022. 07. 12. 03:01 그림 지우기. 작업실에서는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작품이 어찌 작가의 마음대로 만들어질 수 있겠는가. 그래서 화가들은 그렸다 지웠다 반복하면서 작품을 완성한다. 하지만 전시장에 출품까지 했던 작품을 지운다는 행위는 상식에서 벗어난다. 완성했기에 출품했던 것이고, 이는 사회적 공공재산으로 쌓이게 된다. 전시장에서 돌아온 캔버스의 그림을 지우는 화가. 누가 자신의 완성작을 폐기할까. 재일 화가 송영옥(1917∼1999)의 이야기다. 일본에서의 어려운 화가 생활은 비싼 미술 재료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했다. 물감도 비쌌지만 캔버스 역시 비쌌다.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한번 출품했던 작품은 지우고 그 위에 새 그림을 그렸다. 출품작 지우기는 생활 습관처럼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