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1374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21] 중세의 대학

조선일보 2022. 03. 29. 03:06 지금으로부터 약 700년 전 유럽의 강의실인데 어째서 20세기 대한민국에서 보낸 내 학창 시절이 떠오르는가. 교수는 높은 강단에서 열강하고, 학생들은 긴 책상 앞에 다닥다닥 붙어 앉았다. 예나 지금이나 제일 앞줄은 총기 가득한 눈으로 강의를 경청하는 모범생들 차지다. 잡담을 하려면 되도록 뒷줄에, 아예 엎드려 잠을 자려면 구석에 앉는 게 마음 편하다. https://news.v.daum.net/v/20220329030609336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21] 중세의 대학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21] 중세의 대학 지금으로부터 약 700년 전 유럽의 강의실인데 어째서 20세기 대한민국에서 보낸 내 학창 시절이 떠오르는가. 교수는 높은 강단에서 열강하고..

[그림이 있는 아침] 봄을 알리는 환희의 풍경..빈센트 반 고흐 '꽃피는 아몬드 나무'

한국경제 2022. 03. 25. 17:25 긴 겨울을 지나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는 아몬드 꽃은 유럽 등 지중해 연안 지역의 봄을 알리는 전령이다. 메마른 가지에 잎이 돋기도 전에 꽃을 피워내는 새 생명과 희망, 부활의 상징으로 통한다. ‘꽃피는 아몬드 나무’는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이 같은 축복의 의미를 담아 갓 태어난 조카에게 그려준 선물이다. https://news.v.daum.net/v/20220325172505973 [그림이 있는 아침] 봄을 알리는 환희의 풍경..빈센트 반 고흐 '꽃피는 아몬드 나무' [그림이 있는 아침] 봄을 알리는 환희의 풍경..빈센트 반 고흐 '꽃피는 아몬드 나무' 긴 겨울을 지나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는 아몬드 꽃은 유럽 등 지중해 연안 지역의 ..

외눈박이의 눈[이은화의 미술시간]<207>

동아일보 2022. 03. 24. 03:03 외눈박이 거인이 바위산 뒤에 숨어 있고, 꽃이 핀 산비탈에는 나체의 여인이 누워 있다. 이 인상적인 그림은 프랑스 상징주의 화가 오딜롱 르동의 말년 대표작이다. 가장 시선을 끄는 부분은 기괴하게 큰 거인의 눈이다. 위협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불안해 보이기도 하는 눈빛이다. 거인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르동은 인상파 화가들과 동시대를 살았지만 그들처럼 일상을 포착해 그리기보다 꿈이나 잠재의식 등 화가의 내면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요정이나 괴물 또는 상상 속 인물들이 사는 꿈의 세계를 종종 그렸는데, 이 그림 역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키클롭스 이야기를 담고 있다. https://news.v.daum.net/v/2022032403033..

히틀러의 그림에 악마는 없었다 [김선지의 뜻밖의 미술사]

한국일보 2022. 03. 24. 19:01 예술가가 되고 싶었던 독재자 히틀러 아돌프 히틀러는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악명 높은 인물이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대통령 푸틴 덕분에 그가 다시 소환되고 있다. 푸틴과 히틀러의 얼굴을 합성한 '푸틀러' 사진까지 등장했다. 그의 몰락 이후 80여 년간 히틀러는 전례를 찾기 힘든 광포한 학살자, 인간 괴물의 대명사였다. 뜻밖에도, 히틀러는 그림 그리기를 매우 좋아했던 화가이자 예술 애호가이기도 했다. 그는 그리스 고전 조각을 사랑했고 바그너를 숭배했다. 히틀러의 그림은 어땠을까? 많은 비평가들은 그가 평범한 아마추어 화가에 불과했으며 그림도 무미건조하고 감정이 없다고 혹평한다. 이 사악한 독재자의 그림은 정말 예술적으로 형편없었을까? 오스트리아 린츠에..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20] 마지막 순간까지 갖고 있던 풍경화

조선일보 2022. 03. 22. 03:02 티끌 한 톨 없이 해맑은 어느 날, 해안 절벽에 서서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는 상상을 해보자.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니고, 복숭앗빛이 피어나는 수평선에 흰 커튼 같은 햇빛이 너울너울 내려와 코발트 빛 수면 위에 밝은 나선형 무늬를 그린다. 따뜻하고도 신선한 바람을 느끼며 부드러운 파도 소리를 들으면 신선이 부럽지 않을 것이다. 시시때때로 미세 먼지에 갇히는 한반도에서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라면, 지금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영국 화가 존 브렛(John Brett·1831~1902)의 풍경화 앞에 서면 된다. 변화무쌍한 바다색을 들여다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를 것이다. https://news.v.daum.net/v/20220322..

4년 만에 경매가 1500배 올라..'숨은 진주' 화가[정윤아의 '컬렉터의 마음을 훔친 세기의 작품들']

매경이코노미 2022. 03. 10. 22:09 [정윤아의 '컬렉터의 마음을 훔친 세기의 작품들'] 스콧 칸 지난해 11월 홍콩의 한 경매에서 76세 원로 화가의 작품 한 점이 750만홍콩달러(약 11억5000만원)에 낙찰돼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결코 낮은 가격은 아니지만, 원로 화가의 작품 가격 치고는 또 그렇게 화제가 될 만한 금액도 아니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화제가 됐을까. 이제까지 경매에 출품된 이 화가의 작품은 단 8점이 전부였고, 2017년 4월 미국 소규모 경매에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불과 100만원도 채 안 되는 금액이 이 기록 이전의 가장 높은 낙찰가였기 때문이다. 바로 직전 경매가보다 무려 1500배나 오른 액수로 전작 가운데 가장 높은 경매가를 기록했으니, 모두가 놀랄 수밖에..

웃는 남자, 웃지 못하는 여자[이은화의 미술시간]〈206〉

동아일보 2022. 03. 17. 03:03 인생은 힘들면 힘들수록 웃음이 필요하다. 빅토르 위고가 한 말이다. 위고보다 200년을 앞서 살았던 화가 유딧 레이스터르도 같은 생각을 했던 듯하다. 그녀가 20세 때 그린 그림에는 웃는 남자가 등장한다. 웃는 초상화가 드물던 시절, 그녀는 왜 웃는 남자를 그린 걸까? 레이스터르는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에 활동했던 여성 화가다. 하를럼 양조업자의 여덟째 자녀였으나 아버지가 파산하는 바람에 가족 생계를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뛰어난 재능으로 19세 때부터 주목받았고, 24세 때 여성 최초로 하를럼 화가조합에 등록해 전문화가로 활동했다. 이 그림은 레이스터르가 자신의 이름으로 처음 서명한 작품 중 하나다. https://news.v.dau..

[그림이 있는 아침] 하늘·땅·사람이 이루는 조화..앙리 마티스 '춤Ⅱ'

한국경제 2022. 03. 11. 17:28 춤은 가장 원초적인 표현 수단이다. 서로 손을 맞잡고 둥글게 원을 그리는 원무(圓舞)는 그중에서도 가장 원시적인 형태다. 원무는 춤추는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화합과 조화의 움직임이자 창조와 파괴, 계절의 순환 등 자연의 원리를 표현하는 매개다. 야수파의 선구자 앙리 마티스(1869~1954)가 1910년 완성한 ‘춤Ⅱ’는 원무를 소재로 한 그림 중에서도 대표적인 걸작으로 꼽힌다. 단순한 선으로 표현한 다섯 남녀의 벌거벗은 몸은 부드럽게 원을 그리고, 리드미컬한 움직임은 대지의 곡선과 어우러진다. 하늘의 푸른색과 대지의 녹색, 인간의 붉은색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화폭을 가득 메우고 있다. 마티스는 이 작품에 대해 “내가 추구하는 유일한 이상인 조화를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