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72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밀당과 썸 타는, 문화 속에 깃든 불안감

[중앙일보] 입력 2016.03.19 00:01 김형경/소설가 거리에서 행인의 시선을 끌 만큼 아름다운 후배 여성이 물었다. “남자들이 그냥 친절한 것과 흑심이 있어서 친절한 것의 차이는 뭐예요?” 얼마나 많은 친절을 경험했을까 싶어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젊고 예쁜 여자에게 ‘그냥’ 친절..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폭력적인 영화를 만들고 향유하는 남자

[중앙일보] 입력 2016.03.12 00:01 김형경/소설가 청년기에 홍콩 누아르나 할리우드 영화를 보며 “우리는 언제쯤 저런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부러워한 적이 있다. 2000년이 시작되던 무렵에는 “아, 우리도 이제 영화를 잘 만드는구나” 감탄한 적도 있다. 얼마 전부터 또 생각이 바뀌었다. ..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건강한 놀이문화를 경험하지 못한 남자

[중앙일보] 입력 2016.02.27 00:01 김형경소설가 청춘기의 많은 시간을 게임에 할애하는 20대 초반 남자에게 왜 게임을 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까지 나는 게임하는 이들을 두 가지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하나는 성장기에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이 찾아낸..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죽음의 공포가 남자 생을 좌우한다

[중앙일보] 입력 2016.02.20 00:01 김형경 소설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 정보국은 정신분석가를 동원해 아돌프 히틀러의 심리 분석을 실시했다. 전쟁의 향방을 예측하고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그 연구는 기밀문서로 분류됐다가 기밀에서 해제된 후 『히틀러의 정신분석』이라는 책으..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그냥 살짝 밀쳤을 뿐이다" 말하는 남자

[중앙일보] 입력 2016.02.13 00:01 김형경 소설가 텔레비전 아침 방송에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이 있었다. 전쟁 끝난 지 언젠데 이산가족 찾기라니 싶어 프로그램을 찬찬히 시청한 적이 있다. 출연자 대부분은 어린 시절 가정이 해체되면서 연락이 끊긴 혈육을 찾고 있었다. 가정 해체의 원인..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말하는 남자

[중앙일보] 입력 2016.02.06 00:01 김형경 소설가 30대가 끝날 무렵 이른바 중년의 위기를 맞았다. 문득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는 상태가 찾아왔다. 10대에는 일기를, 20대에는 잡지 기사를, 30대에는 소설을 쓰면서 하루도 글을 쓰지 않은 날이 없는데 어느 날 한 줄의 문장도 씌어지지 ..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청춘기 상징물에 애착을 느끼는 남자

[중앙일보] 입력 2016.01.30 김형경 소설가 동네 뒷산을 운동 삼아 오르던 시절, 산에서 노년의 남자들과 자주 마주쳤다. 그들 중에는 소형 음향기기를 소지한 채 주변이 울리도록 음악을 틀어놓고 운동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이 즐기는 음악은 대체로 당사자가 젊은 시절에 유행했을 법한..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남자의 건강염려증과 불안 마케팅

[중앙일보] 입력 2016.01.23 00:01 김형경 소설가 한 친구는 오늘도 그의 아버지가 사다 놓고 방치한 건강보조식품 약간을 처리했다고 말한다. 그의 아버지는 외출할 때마다 누군가 몸에 좋다고 말하는 동식물성 건강식품을 사가지고 와서는 그것을 한두 번 먹고 잊어버린다. 노인들을 상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