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게 싫어서요. 게임하면 저쪽에 있는 누군가와 대화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 사회에 회식 문화가 성행하는 이유와 같아 보였다. 회식 자리에 참석하는 이들 중에는 소외감이 두려워서 그 자리에 가는 이들이 있다. 얼마간 술이 취해야 솔직한 소통과 감정 표현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이도 있다. 회식 자리가 선배들의 경험과 지혜를 배우는 성장의 기회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 종류의 연합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사회적 힘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 그런 기대는 적은 부분만 진실이거나, 당사자의 내면에서만 참일지도 모른다.
71년 영국 정신분석가 도널드 위니콧은 『놀이와 현실』에서 놀이가 한 개인을 심리적으로 탄생시키는 중요한 기제라고 보았다. 놀이는 그 자체가 자기표현, 창의성 연습, 성장 경험이다. 놀이터는 아이에게 가정과 사회 사이에 존재하는 중간 공간 기능을 한다.
“놀이에서, 아마도 놀이에서만 아이 또는 성인은 창조적일 수 있을 만큼 자유롭다.” 그토록 중요한 놀이에 대해 학부모는 대체로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놀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생각한다.
나는 가끔 젊은이들의 게임 몰입이나 성인들의 회식 문화가 성장기에 마음껏 뛰어놀지 못한 이들이 찾아낸 심리적 생존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형경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