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세상이야기

[만물상] 밀밭 결혼식

바람아님 2015. 6. 2. 08:18

(출처-조선일보 2015.06.02 김윤덕 논설위원·문화부 차장)

영화 '맘마미아'의 소피처럼 외딴섬, 백합꽃 만발한 언덕 위 작은 예배당에서 결혼하고 싶었다. 
순백 드레스, 들꽃으로 엮은 화관을 쓰고서. 
집시 축제처럼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는 결혼식도 멋져 보였다.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언더그라운드'를 걸작으로 만든 마지막 장면 말이다. 
물론 꿈 같은 일이나, 
무슨 일 있어도 시장통 같은 예식장에서 30분 만에 뚝딱 해치우는 결혼식은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남들처럼 안 한다" 큰소리쳐 놓고 
'남들만큼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하며 식장에 들어서는 게 한국 신랑 신부다. 
비디오를 돌리느냐 마느냐, 하객 의자에 꽃 장식을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옥신각신하다 코앞에 닥친 결혼식. 
마사지는커녕 세수도 겨우 하고 웨딩드레스 입은 신부가 종일 굶어 꼬르륵대는 배를 움켜쥔 채 억지웃음 지을 때 
먼저 결혼한 친구들은 말했다. "조금만 참아. 다 쇼야."


	[만물상] 밀밭 결혼식
▶쇼가 아닌 진짜를 본 건 마흔 넘어 제 짝을 만난 후배 결혼식에서다. 
작은 갤러리 벽면에 신부 신랑의 코흘리개 시절 사진들이 동화 한 편처럼 흘렀다. 
주례는 없었다. 
대신 신부 아버지가 딸에게, 신랑 어머니가 아들에게 주는 편지를 낭독했다. 
식장이 눈물바다가 됐다. 
기타 칠 줄 아는 신랑은 신부를 위해 한동준의 '사랑의 서약'을 불렀다.

▶한국 여자와 결혼한 미국 남자가 흰 봉투 오가는 결혼식을 보고 
"한국 웨딩홀엔 로맨스는 없고 비즈니스만 있다"며 기함했다는 글을 읽었다. 
그래서일까. 작은 결혼식에 이어 '셀프 웨딩'이 인기란다. 
일명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로 바가지 쓰는 결혼식을 피해 고향집에서, 펜션에서, 
폐교에서 세상에 하나뿐인 결혼식을 올리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하객은 꼭 올 사람만 초대하고 청첩장은 손 글씨로 써 부친다. 
결혼식에 쓸 꽃 한 송이, 그릇 한 개도 신랑 신부가 고른다.

▶배우 원빈과 이나영도 며칠 전 소박한 결혼식을 올렸다. 
강원도 정선, 푸르게 물결치는 밀밭 한가운데서 사랑을 맹세했다. 
정선은 광부 아들로 태어난 원빈이 스무 살까지 살았던 고향이다. 
두 사람은 "태어나고 자란 땅 위에 뿌리내린 경건한 약속을 기억하며 굳건한 나무처럼 살겠다"고 다짐했다. 
식을 끝내곤 가마솥에 국수를 삶아 먹었다 한다. 
그간 연예계 톱스타들이 특급 호텔에서 수천만원짜리 웨딩드레스를 입고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것에 비하면 미덥고 대견하다. 반전의 감동을 준 두 사람의 '작은 결혼식'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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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빈 이나영 결혼사진, 정선 밀밭에서 결혼 誓約...'외모 굴욕없는 완벽한 사진'

(출처-조선일보 2015.06.01)



	사진= 이든나인 제공

 사진= 이든나인 제공

원빈 이나영 결혼사진, 

정선 밀밭에서 결혼 誓約...'외모 굴욕없는 완벽한 사진'

배우 원빈과 이나영의 결혼식 사진이 추가로 공개됐다.

1일 SNS를 통해 최근 결혼식으로 화제가 된 원빈과 

이나영 부부의 결혼식 사진이 올라왔다. 

이는 소속사 이든나인이 공개한 사진이 아니라 

누리꾼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사진 속 원빈과 이나영 부부는 밀밭에 서서 결혼서약서를

읽고 있다. 

원빈은 결혼서약서를 읽고 있는 이나영을 바라보고 있다. 마치 영화 같은 분위기가 감탄을 자아낸다.

한편, 원빈과 이나영은 지난달 30일 원빈의 고향인 

강원도 정선 덕우리 인근에서 비밀리에 결혼식을 치렀다.

이든나인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알렸다.

소속사 측은 “이나영 씨와 원빈 씨가 2015년 5월 30일 

평생을 함께 할 연을 맺었다”며 

“결혼식은 5월 30일, 가족들의 축복 속에 원빈씨의 

고향 들판에서 열렸다. 

오월의 청명한 하늘 아래 푸른 밀밭을 걸어나온 두 사람은

평생을 묵묵히 지켜봐주신 양가 부모님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서약을 나눈 후 이제 하나가 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