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풍란, 무인도에 500촉 복원

[중앙일보] 입력 2015.06.15

남해서 고유종자 찾아 3000촉 키워
풍란 채취·훼손 땐 최고 3년형 처벌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종을 복원해 최근 남해 무인도에 옮겨 심은 풍란. 관찰·연구를 위해 개체마다 번호표를 달아 놓았다.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풍란(風蘭)이 대규모로 복원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내 고유종 풍란 3000촉을 키워 이중 500촉을 이달 초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한 무인도에 옮겨 심었다고 14일 밝혔다.

　풍란은 바닷가의 바람이 잘 통하는 바위·나무 등에 붙어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한여름에 흰 꽃 3~5개가 피는데, 뒤로 새꼬리처럼 생긴 긴 꽃 뿔이 늘어져 ‘꼬리난초’라고도 불린다. 제주도·남해안에 자생지가 많았지만 1980~90년대에 원예용으로 인기가 높아 대부분 채취됐다. 결국 개체 수가 크게 줄어 1989년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공단은 2012년에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서 자생지를 발견하고 이곳에서 종자를 채취해 종 복원에 나섰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국내 고유종임을 확인했고, 3년간 유성생식을 통해 개체 수를 3000촉까지 늘렸다. 그중 6분의 1을 이번에 옮겨 심었다. 공단 관계자는 “나머지 2500촉은 한려해상·다도해해상 국립공원 내에 풍란이 자라기 좋은 곳에 순차적으로 복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단은 풍란 자생지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국립공원 내에서 멸종위기종을 채취·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김한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