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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중국이 걷는 길 ⑨], 중국인민해방군은 국군(國軍)인가, 당군(黨軍)인가

바람아님 2016. 1. 8. 00:24
[J플러스] 입력 2016.01.04 14:27

유상철 기자는 1994년부터 98년까지 홍콩특파원, 98년부터 2004년까지 베이징특파원을 역임했고,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 간 중국연구소 소장을 지낸 중국통입니다.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강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앞으로 중국은 어떻게 변모해나갈까요. 그에 맞춰 우리는 또 어떻게 적응하고 도전해나가야 할까요.
유상철 기자의 '시진핑의 중국이 걷는 길'은 이같은 질문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칼럼입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시진핑의 중국이 걷는 길'을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시진핑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비전으로 제시한 중국꿈(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해선 힘이 있어야 한다. 마오쩌둥은 일찍이 ‘권력은 총구(銃口)에서 나온다’고 말한 바 있다. 맞는 말이다.


손문(孫文)이 아무리 삼민주의(三民主義)를 설파하고 다녀도 혁명의 대업(大業)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던 건 바로 자신의 비전을 현실화 해 줄 무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화인민공화국의 무력이 절대 복종해야 하는 대상이 있다. 바로 중국 공산당이다. 시진핑도 ‘당이 무력을 지휘한다(黨指揮槍)’는 점을 틈만 나면 강조한다. 시진핑의 힘은 바로 당권(黨權)에서 나오는 것이다.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이자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주석, 중국인민해방군 군사위원회 주석이라는 세 개의 요직을 독점하고 있다. 이 세 가지 권력 중 가장 중요한 게 바로 공산당 총서기란 직책이다.

중국은 건국에 앞서 공산당이 먼저 만들어졌다. 1921년 7월 중국 공산당을 창당한 뒤 28년의 투쟁 끝에 1949년 10월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했다. 중국인민해방군 또한 국가의 군대인 국군(國軍)이 아니라 공산당의 군대인 당군(黨軍)인 것이다.

우리가 중국을 이해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게 바로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 공산당이 지배하는 나라란 점이다. 8개의 민주당파가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론 중국 공산당 혼자서 중국이라는 나라를 이끌어간다. 우리는 이를 ‘당국가체제(黨國家體制)’라고 일컫는다.

시진핑이 힘을 갖기 위해선 바로 이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위에 올라야 하는 것이다. 간략히 공산당 권력 구조를 살펴보면 13억 중국 인구 중 2012년 기준으로 공산당 당원은 8500여 만 명을 넘는다.


시진핑은 청년 시절 무려 10번 가까이 입당 원서를 제출한 끝에 간신히 당원이 될 수 있었다. 당시 아버지 시중쉰(習仲勳)이 실각한 상태에 있었기에 시진핑으로선 당원이 되는 데 적지 않은 고생을 했다.


8500만 당원 중 5년마다 개최되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하는 2000여 명 이상의 전국대표가 있다. 그리고 이들 중에서 다시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이 선출된다. 시진핑이 총서기로 선출되던 2012년 18차 당 대회 때 중앙위원은 205명, 후보위원은 171명이다.

2000여 명 가량의 전국대표는 잘 모르겠지만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을 더한 376명은 장관급 이상의 신분으로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우리로선 만약 이들과 네트워킹 할 수 있다면 중국 내 큰 자산을 갖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중국의 인민일보 사장이나 신화통신사 사장 모두 장관급이지만 인민일보 사장이 그냥 전국대표인데 반해 신화사 사장은 중앙위원의 신분이다. 당 내 서열로 따지자면 적지 않은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376명의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중 25명의 정치국 위원이 선출되고 이 25명 중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배출된다. 중국은 바로 이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집단지도체제를 구축하고 중국을 이끌어가고 있는 나라다.

집단지도체제는 후술하겠지만 시진핑은 이 7명 중에서도 서열이 가장 높은 총서기다. 시진핑의 힘은 바로 중국을 이끌어가는 공산당의 최고 권력자라는 사실에서 나온다. 시진핑 시대는 2012년 11월 15일 시진핑이 총서기에 오름으로써 그 막을 올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