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좋은 글

바람아님 2013. 5. 25. 09:08

 

 

 

 

 

山 / 虗天 주응규


일출의 바램을 담으셨나
일몰의 바램을 품으셨나

해와 달이 노닐다
지나는 자리마다
소리 없이 피고 지는
꽃잎 풀잎은
사시사철 형형색색의
풍치(風致)를 끝없이 펼친다

세월의 긴 물길로 튼
쿰틀어진 비탈길로
속세를 삐쳐나 온
구름과 바람은 번뇌 지고 와
한시름을 덜고 지난다

운무의 덫에 갇힌
산짐승과 산새들의 우짖는 소리
산울림으로 고요를 가르면
시각(時刻)의 초침에 매달려 
울어 치는 갖은 사연들
다독여 품어 안는다

山은
실다운 너울가지가 있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베고 누워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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