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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에 만주식 환영은 굴욕이다" "전통이다" 논란

바람아님 2016. 6. 18. 00:20
연합뉴스 2016.06.17. 13:44

지난 14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을 방문했을 때 랴오닝성 정부가 베푼 만주식 환영식이 뒤늦게 구설에 올랐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7일 일부 누리꾼이 "메르켈 총리에 대한 만주식 환영행사가 중국의 굴욕적인 근대사를 떠오르게 하며 나라의 존엄을 손상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영문판이다.

랴오닝성 정부는 메르켈 총리가 선양을 방문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선양고궁(故宮)을 찾자 청나라 전통의복을 입은 공연단의 만주족 전통 혼례식을 보여주는 환영 행사를 벌였다.

지난 14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을 방문했을 때 펼쳐진 만주식 환영식이 뒤늦게 찬반논란을 일으켰다. (중국 웨이보 캡처)
지난 14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을 방문했을 때 펼쳐진 만주식 환영식이 뒤늦게 찬반논란을 일으켰다. (중국 웨이보 캡처)

이 행사에서 청나라 시대(1644~1911년) 황제와 황후 복장의 연기자가 메르켈 총리를 영접했고 공연단이 황실의례를 공연했다.

메르켈 총리가 귀국한 이후 환영식 장면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누리꾼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메르켈 선양 방문' 해시태그를 단 영상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3만6천건 이상 조회됐다.

상당수 누리꾼이 "(환영식은) 중국의 전통문화를 잘 보여준다"며 지지의사를 나타낸데 비해 일부 누리꾼은 "수치스럽고 비굴한 공연이었다"고 비난했다.


한 누리꾼은 "가짜 황제가 잘난체 하는 외국 지도자를 환영하는 연기를 보니 1900년 베이징(北京)을 포위한 독일 등 서양 8개국 열강이 떠오른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또 다른 누리꾼은 "이번 공연을 8개국 열강과 관련시키는 것은 도무지 말도 안 된다. 메르켈 총리가 선양에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반박했다.


선양고궁 측은 이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장이우(張이<臣+頁>武) 베이징대 교수(문화학자)는 "일부 누리꾼이 환영행사의 의미를 과도하게 해석했다"며 "선양고궁은 선양의 문화적 대표체이면서 외국 지도자에 대한 성대한 환영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선양고궁은 청나라 태조 누루하치가 창건하고 태종 홍타이지가 완성한 청나라 황궁으로 중국에서 베이징 쯔친청(紫禁城·자금성) 외에 현존하는 두 번째로 큰 궁궐이다. 2004년 쯔친청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