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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대륙도 '유치원로또'.. "우리 딸이 갈 수 있는 유치원이 없어요"

바람아님 2016. 6. 16. 00:09
세계일보 2016.06.15. 14:32

인구의 균형발전과 고령화 방지를 위해 올해부터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한 중국 정부지만 앞으로 해결할 과제가 많아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건 ‘유치원 부족’이다. 지난 35년간 유지해온 한 자녀 정책으로 각 가정이 한 아이만 낳아도 부족한 유치원인데, 두 자녀 정책에 따라 소아 인구가 늘어나면 심하면 심해졌지 나아질 기미는 없기 때문이다.

딸을 안은 여성이 눈물을 흘렸다. 클로즈업된 여성의 얼굴은 슬픔과 절망으로 가득하다. 품에 안긴 아이는 엄마가 우는 이유를 아는듯 착잡한 표정이다. 뺨을 타고 흘러내린 엄마의 눈물. 이유가 뭘까?



지난 14일(현지시간) 중국 왕이신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안후이(安徽) 성 허페이(合肥) 시에 사는 여성은 딸을 보낼 유치원이 없다는 사실에 낙담했다.

입학 적령기 아이들이 많은 탓에 유치원들은 ‘당첨’을 놓고 부모들을 상대로 추첨을 벌인다. 일명 ‘유치원 로또’다. 당첨되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른 동네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심각하면 아예 아이를 보낼 유치원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여성은 왕이신문에 “다른 동네 유치원은 이미 자리가 꽉 찼다”며 “우리 딸이 갈 수 있는 곳이 없다”고 울먹였다. ‘유치원 입학 전쟁’을 치르는 중국 부모들의 심정을 고스란히 대변하는 한탄이다.



왕이신문은 “유치원 부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증설을 위한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립과 사립을 떠나 더 이상 아이들이 갈 수 있는 유치원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에서 가까운 유치원 찾기는 이미 옛날 일”이라며 “부모들은 다른 동네까지 알아봐야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당국은 두 자녀 정책의 부작용을 대비해야 한다”며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허페이 교육 당국 관계자는 “유치원 부족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3년 안에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말을 기준으로 허페이 시에는 총 866개의 유치원이 있다. 이중 공립은 184곳, 사립은 682곳이다. 그럼에도 두 자녀 정책에 따른 소아 인구 증가율을 유치원이 감당하지 못할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김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