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남중국해 교착 중국, 사드에 화력 집중

바람아님 2016. 8. 1. 00:09
한겨레 2016.07.31. 17:26

cctv 등 주요 뉴스로 소개

남중국해 중재 판결 이후 한동안 홍보전에 열을 올렸던 중국 관영매체들이, 화살을 돌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 문제에 대한 비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주말 사이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 뉴스 프로그램은 사드 배치지로 결정된 경북 성주의 주민들과 한국 야당 및 시민단체의 반발 움직임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한 문정인 연세대 교수의 <중앙일보> 칼럼이 한국 내 반대 여론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0일 현지 매체 및 전문가 반응을 보도한 서울·워싱턴·모스크바발 기사(3면)와 31일 한국 학자 기고(3면)를 실었다.


관영매체들의 이런 태도는 남중국해 문제에서 미-중 및 동남아 각국의 교착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중국이 사드 문제에 화력을 집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남중국해 형세가 다소 조용해진 사이, 중국 관영매체들이 미-한의 사드 배치를 비난하면서 한국에 대한 일정 정도의 경제·군사적 보복조처를 위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주말 <시시티브이>나 <인민일보>에서 남중국해 관련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중앙군사위 기관지 <해방군보>는 지난 29일 사설 성격인 ‘쥔바오옌’ 칼럼에서 “각종 도발 앞에서 중국이 가만히 참고 울분을 억누르며 아무 말도 못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중국공산당 집권 초기 가난해서 아무 것도 없던 시절에도 (중국은) 강권과 패권에 굴복한 바 없다. ‘항미원조’ 전쟁에서도 장비가 우수한 유엔군마저 물리쳤다”고 말했다. ‘항미원조’는 미국에 맞서 조선(북)을 돕다는 뜻으로 한국전쟁의 중국식 표현이다. 이는 북-중의 전통적 협력을 강조하는 기조이기도 해, 향후 북한과의 ‘공조’ 강화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응해 자체 미사일방어체계(MD)를 추진한다는 소식도, 지난주 일부 중국 관영 매체가 관련 실험 장면을 방송하면서 화제가 됐다. 양위쥔 국방부 대변인은 월례브리핑에서 “미사일 방어를 위한 적절한 역량을 개발하는 것은 중국의 국가안보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며 자체 엠디 추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지난 18일 사드 한국 배치 대응과 관련해 개최된 중-러 전문가들의 원격 포럼에선 중-러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차원의 엠디 구축 필요성이 논의되기도 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