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經濟(內,外)

[배상근의 경제학 책갈피] 아이의 일자리 지켜내려면… 외국어 대신 '기술어'를 가르쳐라

바람아님 2016. 9. 3. 09:28

(출처-조선일보 2016.09.03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알렉 로스 '미래 산업 보고서'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로봇, 공유경제, 비트코인, 빅 데이터, 자율주행차 등은 미래산업을 두고 자주 접하는 키워드들이다. 
이와 관련된 서적들은 많지만 '미래산업보고서(사회평론)'란 책은 유독 눈에 띈다. 
미국의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부 장관 시절 혁신담당 수석자문관이었던 알렉 로스가 
저자이기 때문이다. 너무 앞서나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힐러리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 책이 미국의 미래 전략에 대한 지침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질문 하나. 전 세계가 경험하고 있는 고령화가 더욱 심각해지면 부족한 노동력을 
무엇으로 대체할까. 서비스산업의 경우, 예컨대 간병인 같은 유형의 서비스업 일자리는 저임금에 
상당한 근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노동력 부족이 클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이에 대해 저자는 '로봇'이라고 답한다. 실제로 도요타는 이미 간호 로봇 '로비나'를 제작한 바 있다. 
여성 로봇인데 신장 1.2m, 몸무게 60㎏에 단어와 몸짓으로 의사를 소통하며 단발머리에 긴 흰색 금속성 치마를 입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될 새 식구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힘든 직업을 로봇이 대체하게 된다는 것은 또 다른 시각에선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미래에 사람들은 로봇과 인간 중 누가 운전하는 택시를 선호할까. 
실시간으로 빠른 길을 찾아 운행하면서 졸음도 없고 술(?)도 마시지 않는 데다가 단거리나 손님이 없는 지역으로 갈 때도 
구박받을 일이 없는 로봇을 더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되면 기존 택시운전사는 일자리를 잃게 될 게 뻔하다. 
택배기사도 드론 배송으로 인해 마찬가지 신세일 듯싶다.

알렉 로스 '미래 산업 보고서'이런 일들은 먼 훗날의 일이 아니라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2011년 폭스콘 회장인 궈타이밍은 앞으로 로봇 100만 대를 구매해 자사 근로자 약 100만 명을 
대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작업 조건이 열악하고 근로자를 혹사시킨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폭스콘으로선 자연스러운 계획이었고 이미 이행되고 있다.

미래 산업지형도에 크나큰 지각 변동이 일어나면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만연하고 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저자는 친절하게도 한국 부모들에게 몇 가지를 조언해준다. 
첫째, 아이들에게 외국어 이외에 기술 언어, 프로그래밍 언어, 과학 언어를 가르칠 것. 
둘째, 학교 교육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녀 교육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
(우리 현실에선 오히려 과한 게 문제인 것도 같다). 
셋째,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심어줄 것 등이다.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일어날 대변혁의 실마리를 얻고 준비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