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5-03-04
화가 “정액 묻은 드레스 그려 넣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2006년 4월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캐슬 빌딩에서 열린 국립초상화미술관 제막식에서 자신의 초상화를 가리고 있던 푸른 막을 걷고 있다. 이 초상화를 그린 넬슨 생크 씨는 2일 그림 왼쪽 벽난로에 비친 그림자(붉은색 원 안)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스캔들 상대였던 모니카 르윈스키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워싱턴=AP 뉴시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린 넬슨 생크 씨는 2일 필라델피아 데일리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 초상화를 그리는 동안 내 마음 속에서 르윈스키를 완전히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르윈스키 관련 부분을) 살짝 그려 넣었다”고 밝혔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마도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거짓말쟁이였기 때문에 그를 그리는 초상화 작업이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공식 초상화는 2006년 국립초상화미술관에 처음 전시됐다.
생크 씨는 “초상화의 그림자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하나는 내가 (초상화를 그릴 때 옆에 있던) 마네킹에 입힌 청색 드레스의 실제 그림자이고 또 하나는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 있었던 (어두운) 그림자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르윈스키가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불륜 당시 청색 드레스를 입었던 점을 감안해 생크 씨가 마네킹에 청색 드레스를 입혀 놓고 초상화를 그렸다고 전했다. 르윈스키는 당시 검찰 조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정액이 묻은 자신의 청색 드레스를 증거물로 제출했다.
그는 “9년간 비밀을 폭로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그림의 비밀을 알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며 “물론 그의 재임 기간 좋은 일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생크 씨는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초상화에 그려진 ‘그림자의 의미’를 알아채고 미술관에서 문제의 초상화를 떼 내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미술관 측은 이를 부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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