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15-5-20

이영희/문화스포츠부문 기자
요즘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7번 읽기 공부법』이란 책의 기사를 쓰다 다시 한번 놀랐다. 일본 도쿄대 재학 중 사법고시와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해 ‘공부의 신’이라 불리는 30대 여성이 쓴 책. 대입을 앞둔 수험생이나 중·고생 자녀를 둔 어머니가 주로 구입할 줄 알았는데 정작 이 책을 많이 사는 건 30~40대 남자란다. 교보문고 집계를 보니 모든 연령대 중 40대 구매율이 31.8%로 가장 높았고, 남자가 17.4%로 여자(14.4%)보다 많았다. 30대 남자도 15%를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책을 사는 사람의 남녀 비율은 45대 55 정도, 연령은 30대-20대-40대 순인 것과는 차이가 있다. “자격증을 공부하는 샐러리맨들이 많이 찾는다”는 게 서점 측의 설명.
평생 공부해야 살아남는 시대다. 경쟁은 치열하고 배워야 할 것은 많다. 그래서 최근 베스트셀러 목록은 하버드대 학생들의 공부법을 알려주는 책, 베스트셀러 저자가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는 책,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각 분야 얕은 지식을 모아놓은 책 등이 채우고 있다. 책을 읽기 전 읽는 법을, 글을 쓰기 전 쓰는 법을, 말하기 전엔 말하는 법을 배우는 게 하나의 유행이 됐다.
하지만 『7번 읽기 공부법』의 저자와 인터뷰를 하며 정작 와닿았던 건 “공부에 왕도는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녀 역시 꾸준히 하다 보니 되풀이해 읽는 방법이 자신에게 가장 효과가 좋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결국 본인의 성격과 생활습관에 어울리는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아내야 좋은 성과가 나온다는 게 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필자 역시 한때 서점의 거의 모든 연애지침서를 사들였으나 여전히 연애가 어렵고, 글을 잘 쓰고 싶어 각종 글쓰기 책을 탐독했지만 현재까지 이 모양이다. 그리하여 무엇 무엇을 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을 읽을 시간에 무엇 무엇을 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공부도 마찬가지일 터다.
이영희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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