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5.23 이한수 기자)
부부, 다시 사랑하다
린다 캐럴 지음|정미나 옮김
을유문화사|278쪽|1만3000원
35년간 커플 상담한 저자, 사랑을 5단계로 나눠
3단계인 '환멸'… 결혼 후회하는 순간 찾아오기도
있는 그대로 상대 바라볼 때 행복한 부부될 수 있어
당신에게.
우리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우리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주머니 가벼운 스물두 살 청년과 허름한 설렁탕집에서 만나 깍두기를 베어 물면서도 환하게 미소 짓던 그 옛날 소녀는
지금 어디로 갔을까. 세탁소 아저씨한테는 친절하게 웃으면서 양말 한 짝 뒤집어 벗었다고 내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지금 당신은 내가 사랑했던 여자와 같은 사람일까.
어느덧 결혼 생활 20년. 이젠 옛 시절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온 게 아닐까.
미국 커플 상담 심리치료사로 35년간 일해 온 저자가 쓴 '부부, 다시 사랑하다'를 읽다가 문득 우리를 돌아보게 되더군.
미국 커플 상담 심리치료사로 35년간 일해 온 저자가 쓴 '부부, 다시 사랑하다'를 읽다가 문득 우리를 돌아보게 되더군.
원제는 '사랑 사이클(Love Cycles)'. 사랑에는 다섯 단계가 있다고 하네.
처음은 사랑의 로맨스가 시작되는 단계. 상대의 단점도 예쁘게 보이고 나와 다른 점이 오히려 좋게 생각되는 때이지. 잠을 잘 때도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달뜨고 곁에 있으면 황홀감을 느끼는 때라네. 이 시기 연인들 뇌를 자기공명영상으로 찍으면 코카인 흡입자나 도박꾼이 중독 행위를 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와 똑같다고 해. 우리도 그렇지 않았던가. 보고 싶어 애태우던 수많은 불면(不眠)의 밤들이 우리에게도 있었지.
이 단계는 오래가지 않는다는군. 사랑의 묘약(妙藥)은 시효가 짧다는 거지. 곧 의심과 부정의 단계로 간다고 하네.
이 단계는 오래가지 않는다는군. 사랑의 묘약(妙藥)은 시효가 짧다는 거지. 곧 의심과 부정의 단계로 간다고 하네.
내가 좋아했던 바로 그 점이 나를 짜증 나게 하고 차츰 상대의 잘못을 트집 잡으면서 '왜 나와 다른 거지?'
의문이 들기 시작하는 거지. 다음엔 환멸의 단계.
서로의 차이가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정도인 데다가 이게 순간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거지.
"면도 후 욕실 세면대에 떨어진 수염 부스러기를 왜 매번 제대로 치우지 않는 거야. 정말 지저분한 인간이야."
"자기는 매번 잘한다지. 정말 어이없게 자기 중심적인 여자라니까."
상대와 결혼한 게 큰 실수였다고 생각하는 단계지.
- 한 침대에 누웠지만 등을 돌리고 있는 커플.
- 바라만 봐도 좋은 단계는 금세 지나간다.
- 저자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 /토픽이미지
결혼 생활 그만두기, 같이 살되 불행한 결혼 생활 이어가기, 데면데면 평행선 같은 생활하기, 관계 변화를 위해 노력하기.
관계를 지속하려니 도저히 안 될 것 같고, 헤어지려니 마음이 더 안 좋은 이 시기에 저자는
"돌이킬 수 없는 결단을 내리면 안 된다"고 충고하네.
상대와 헤어지거나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난다 해도 더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지는 않다는 것.
저자는 다섯째 단계를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어. 진심을 다하는 사랑의 단계라네.
저자는 다섯째 단계를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어. 진심을 다하는 사랑의 단계라네.
아무런 노력 없이도 서로에게 너그럽게 하는 마법의 묘약을 투약하지 않고서도 탄탄한 신뢰 관계를 쌓아야 한다는 것.
누구나 이 단계에 다다를 수는 없어.
상대를 고치거나 바꾸려는 마음을 버린 채 상대를 있는 그대로 아끼고 배려해야 가능한 일이라네.
저자는 "완벽한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사람을 완전하게 바라보는 법을 배움으로써 진심을 다하게 된다"고 말하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말했어. "사랑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니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사랑도 훈련이 필요하고 노력으로 얻어야 하는 기술이라는 거지. 그게 가능한 일이겠냐고?
저자가 특별한 처방을 내리는 건 아니야. 서로 다름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은 뻔한 충고일 수도 있어.
저자가 특별한 처방을 내리는 건 아니야. 서로 다름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은 뻔한 충고일 수도 있어.
하지만 책에 나오는 부부 사례들을 보면 어쩜 우리와 비슷할까 흠칫 놀라게 돼.
그래도 우리는 그 지경까지는 아니라는 안심도 되고.
책 뒤에는 사랑의 다섯 단계 중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50개 설문 항목이 있어.
오늘 저녁 당신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먹으면서 함께 진단해 볼까.
'人文,社會科學 > 책·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 (0) | 2015.05.30 |
---|---|
"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다가 죽고 싶다" (0) | 2015.05.30 |
[당신의 리스트] 여행하는 문학평론가 정여울의 나의 마지막 여행 가방에 넣고 싶은 책 5 (0) | 2015.05.24 |
[책 속으로] 중생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 … 그림 속의 부처 (0) | 2015.05.24 |
[김시덕의 종횡무진 인문학] 단군신화의 웅녀, 왜 역사책마다 다른 인물이 되었나 (0) | 2015.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