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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는 일본의 기원인가

바람아님 2015. 6. 14. 12:37
  • (출처-조선일보 2002.11.30 김기철 기자)

백제는 일본의 기원인가

김현구 지음 창작과 비평사 9000원


한·일 관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처럼 늘 아슬아슬하다. 

이런 불안정한 관계에는 왜곡된 역사인식이 한몫한다. 

일본고대사와 한·일관계사를 전공한 저자는 한·일 양국의 역사인식 모두를 

문제삼는다. 

먼저 일본이 고대 200년간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이른바 ‘임나일본부’는 

한국병합의 역사적 근거가 됐다고 비판한다. 

한편, 일본의 고대문화는 전부 백제가 전해줬다거나 일본의 일왕가는 백제에서 

건너갔다는 주장 또한 일본에 대한 왜곡된 우월의식을 낳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6세기 백제가 일본에 필요한 선진문물을 제공하고, 일본은 백제에 필요한 군사원조를 제공하는 특수한 용병관계였다고 설명한다. 

이런 용병관계의 이면에는 양국 왕실 간의 오랜 혼인관계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 

백제계일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는 현 일왕가의 개조인 게이타이(繼體·재위 507~531)를 지목한다. 백제 동성왕(재위 479~500)이나 무령왕(재위 501~522)과 

함께 성장했을 뿐 아니라 동성왕이나 무령왕의 동생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역사학자로서의 균형감각을 지녔으면서도 쉽게 읽히는 점이 미덕이다.

 /김기철기자 kich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