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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김시덕 지음

바람아님 2015. 6. 12. 17:38

(출처-조선일보 2015.04.04 이해진 기자)


美·中 사이 '위기의 한국 외교'?…"해양중심으로 바라봐라"  

[따끈따끈 새책]'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美·中 사이 '위기의 한국 외교'?…"해양중심으로 바라봐라"◇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김시덕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384쪽. 1만6000원


지난달 26일 한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AIIB 창립 멤버 대열에 공식 합류했다. 

뒤늦게 참가하기 까지 우리 정부는 미국과 중국의 눈치를 보며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하느라 '국익'의 관점에서 외교적 사안을 판단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중국이 요청하고 미국은 만류의 뜻을 내비친 AIIB 가입과 미국은 바라고 중국은 반대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사이에서 고민하면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미·중 두 강국 사이에서 한국이 어떤 전략으로 국익을 도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시덕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는 임진왜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역사적으로 대륙이 아닌 해양 세력에 맞서면서 강성해 졌다고 주장한다. 

2011년 일본에서 펴낸 박사학위 '이국 정벌 전기의 세계'로 외국인 최초 고전문학학술상을 받은 저자는 일본 해양세력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사를 분석했다. 대륙중심 시각에서 벗어나 해양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사를 살펴봄으로써 저자는 

해양과 대륙 사이에 있는 한국이 21세기에 취해야 외교적 태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책은 임진왜란을 세계사적 사건으로 본다. 

임진왜란은 훗날 일본이 서구열강인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에서 승리하며 동아시아 판도를 뒤바꾼 러일전쟁의 

전초전이었던 셈이다. 견고해 보이던 중화질서는 일본이 만들어낸 균열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사이 북방 만주인은 청을 세웠고 이는명의 멸망과 또 다른 동아시아 해양 중심지인 타이완의 탄생을 불러왔다. 

여기에 유럽 세력과 러시아까지 동아시아에 개입하며 조선은 열강들의 각축전에 휘말리게 됐다.

책은 조선이 쇠락한 원인으로 '삼국지연의'적 세계관을 꼽았다. 

중화질서에서 변방으로 취급받던 일본이 16세기 유럽 세력과 교섭하며 탈중국적 세계관을 형성한 것과 달리 

조선은 스스로를 '중화적인' 존재로 규정하며 중국적 세계관에 매몰됐다. 

조선인의 세계관은 중국인과 일본인에 머물렀고 훗날 조선에 힘을 행사한 러시아·영국·프랑스·미국과 같은 서구 열강이 

자리할 틈이 없었다. 저자는 한국이 지금도 '한·미·일', '한·미·중' 등 삼각 구도로 한정해 대륙 중심으로 동아시아를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제 수많은 이해관계국이 얽혀 각축을 벌이는 '열국지'적 세계관을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륙 일변의 역사에서 벗어나 해양을 중심으로 동아시아를 바라보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해양과 대륙의 패권 대결을 현명하게 읽어내라고 조언한다.



==============================< 한겨래신문, 잠깐독서 2015-04-02 >===============================

미·중 사이에 낀 한반도의 생존 전략서

연일 이어지는 일본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에 대해 국내에서는 120년 전 일본의 ‘군국주의적’ 성향의 재현을 우려하는 
반응들이 많다. 하지만 김시덕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는 필리핀, 베트남 등 과거 일본의 ‘대동아공영권’에 포섭된 
국가들이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일본의 군사적·정치적 
변화가 단순히 정치세력의 우경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미국의 지도하에 이루어지고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의 굴기, 일본의 우경화 등 동아시아의 국제정세를 단선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경계한다. 
특히 미국이든 중국이든 어느 한 나라에 정치·경제·군사 등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사고방식이 가장 위험하며 동아시아에 
영향을 미치는 수십개국의 이해관계를 파악해 복잡한 전략을 구사하면서 자립·번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저자가 지난 500년의 동아시아 역사를 ‘해양세력’ 중심으로 재정리한 이유다.

책을 읽다 보면 새롭게 느껴지는 내용들이 꽤 있다. 임진왜란에서 선봉에 선 고니시 유키나가는 가톨릭 교도였고, 
가토 기요마사는 불교도였다. 이들에게 임진왜란은 일종의 종교전쟁이었다. 
조선에 은혜를 갚으란 의미인 ‘재조지은(再造之恩 : 거의 망하게 된 것을 구원하여 도와준 은혜)’을 명나라뿐 아니라 
청나라·일본마저 주장했다고 한다. 조선은 동네북 같은 처지였던 셈이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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