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敎養·提言.思考

'남성의 심벌'에 대한 역사적 담론들

바람아님 2015. 9. 20. 23:22
헬스조선 2015-9-19

왜소콤플렉스에 시달린 '마초' 헤밍웨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마초(남성 중심)의 상징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헤밍웨이가 가정적으로 불우했고, 끝내 자살에 이르게 된 원인의 하나는 왜소콤플렉스이다. 헤밍웨이와 절친했던 영화배우 플랭클린이 남긴 증언에 따르면, 헤밍웨이는 일생 동안 왜소콤플렉스에 시달렸다고 한다.


플랭클린은 헤밍웨이의 심벌이 2~3cm에 불과하다고 회상했다. 마초의 상징이 어린시절 딸로 키워졌고 왜소콤플렉스로 고통받았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한데, 유사 이래 남성들은 대물을 소망했다. 이는 여성들도 마찬가지였다.


[헬스조선]남근석
[헬스조선]남근석

어느 마을에서 여인 셋이 길쌈을 하고 있었다. 바야흐로 밤이 깊어 소쩍새 울음소리가 들려 왔다. 하품을 하던 한 여인이 일손을 놓고, 남정네들이 기방에서 하는 것처럼 소쩍새 울음으로 글짓기 놀이를 하자고 제안했다. 마침 무료하던 차에 잘됐다며 두 여인네도 반겼다.


한 여인이 먼저 '촉소(蜀小)'라고 지었다. 다른 여인들이 왜 그렇 지었느냐고 물었더니, "옛날에 촉나라가 있었는데, 나라가 너무 작고 힘이 없어 망하는 바람에 이를 한탄한 소쩍새가 '촉소! 촉소!' 하고 운다"고 답했다.

그러자 두 번째 여인이 "뭘 옛날 고사까지 들먹이며 글을 짓는가. 나는 정소(鼎小)로 지었네. 내년에 풍년이 들 테니 큰 솥을 준비하라고 '솥적다! 솥적다!' 하고 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헬스조선]김재영 원장
[헬스조선]김재영 원장

이에 마지막 여인은 "나는 양소(陽小)로 들린다오"라고 말했다. 다른 여인들이 눈을 흘기며, "아니 저 소리가 어떻게 양소라고 들리냐"며 타박을 주었다. 그러자 여인이 "늦은 밤, 남편과 그 일을 할 때 남편의 양물이 작아 안타까워하는 내 심정을 소쩍새가 알고 구슬피 우는 것이니, 양소는 'X적다! X적다!'라는 말이라네"라며 뜻을 풀어 주자, 모두가 무릎을 치며 박장대소했다고 한다.

남성에 비해 여성들의 대물숭배도 만만치 않음을 시사하는 우스갯소리인데, 심벌이 작아 살해당한 비운의 인물도 있다. 코가 커서 '코끼리아저씨'라 불린 헝가리 왕자 안드레이다.


'여성의 입은 질(窒)의 모양새를 보여주고, 남자의 음경은 코 길이로 알 수 있다'는 이집트 속담을 굳게 믿은 나폴리 왕국의 여왕 요한나 1세는, 코끼리에 버금가는 장대한 코를 지닌 안드레이를 배우자로 선택했다. 하지만, 첫날밤 엄지손가락에 불과한 신랑의 심벌한 나머지 실망해 허전함(?)을 견디지 못하고 그를 살해하고 말았다.


힘과 능력을 상징했던 남성의 심벌

왜소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남성들은 유사 이래 나름의 확대술을 개발했다. 성(性)의 고전인 <카마수트라>에 기록된 방법은 성기 피어싱이다. 물소 뿔로 만든 음경고리를 이용해 확대시키는 것이다. 이 방법은 중세 유럽까지 애용되었는데, 무거운 돌을 음경에 매달기도 했다.


대물 숭배는 인류의 오랜 풍속이자 염원인데, 우리나라 역시 청동기시대 암각화에도 크고 장대한 심벌을 숭배했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울산 반구대의 암각화다.
암각화에는 여러 명의 사람이 조각되어 있는데, 제일 위에 위치한 남성은 성기가 발기된 상태로 서 있어 마치 동물들을 부르는 형태다. 그 밑에는 팔과 다리를 벌리고 있는 인물이 있는데 성기가 없는 것으로 보아 여성이다. 이 그림으로 선사시대의 성문화를 유추할 수 있는데, 남성의 성기는 '힘'과 '능력'을 상징하고 여성의 성기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했다.


이후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성에 대한 비중은 더 커지고 다산을 비는 성 신앙이 일상화된다. 마한시대의 <농경문청동기>를 보면 농사짓는 무리 중 우두머리는 머리에 특이한 장식을 하고 따비질을 하고 있는데, 남근을 드러낸 채 농사를 짓고 있다. 실제로 관동지방의 화전민 마을에는 제관(祭官)으로 뽑힌 남성이 발가벗고 쟁기질하는 풍습이 있었다. 즉, 힘을 상징하는 심벌을 드러낸 채 농사를 지음으로써 잡귀의 침범을 막고 풍요를 기원했던 것이다.


성기 숭배는 조선시대에 이르면 더욱 구체화되어 일상에 녹아들었다. 심지어 소변을 남성의 것은 나무에 주었고 여성의 것은 밭작물에 주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의 대물 숭배는 전통과 뿌리가 깊다. 그래서 첨단시대를 사는 현대인들도 대물숭배로 인한 왜소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스몰, 미디엄, 오마이갓

심벌 숭배에 바탕을 둔 대물론에 맞선 것이 테크닉이다. 크기와 길이도 중요하지만 성적 기교가 뛰어나야 상대를 만족시켜 준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물우위'의 속설을 뒤집지 못했다.


조선시대 쓰여진 <속어면순(續禦眠楯)>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 온다. 두 한량이 "남자의 그것이 크면 여인이 반드시 혹한다"는 대물론과 "여인을 혹하게 하는 것은 오직 여체를 잘 애무해 주는 데 있다"는 기교론으로 다투다 <속어면순>의 저자인 성여학에게 물었다. 성여학은 옛 사람들의 말로써 입증하겠며, "여불위가 널리 대물을 구하였고, 측전무후가 양물이 큰 승려를 가까이 하였으니, 기교보다 대물이 우선이다"라고 판결을 내렸다.


또한 판결을 지켜보던 늙은 기생도 기교론을 주장하는 한량에게, "장쾌하고 큰 놈이 여음에 꽉 차면 여정(女精)이 이미 빛나기 시작하는 것인데 아직도 육보(六寶)를 모르냐"며 힐난했다. 이어 육보 가락을 읊었으니, '일 앙(.·넘치도록 크다), 이 온(溫·뜨거움), 삼 두대(頭大·큰 귀두), 사 경장(更張·길이), 오 건(健·단단함), 육 필(畢·오랜 시간)'이 좋은 심벌의 여섯 가지 조건이란다.

늙은 기생은 "진실로 두텁고 장대한 것으로 깊이 넣어 오래 희롱하면 세속의 모든 시름을 잊는다"고 끝을 맺었는데, 남성학 전문가로서 견해를 밝힌다면, 심벌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파트너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여성의 신체 특성을 배려하는 침실 매너이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애무는 심벌의 약점을 충분히 만회시켜 줄 수 있다. 하지만 지극히 작거나 행위시간이 짧은 조루증이 있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여성들의 가장 큰 성 관련 불만이 조루증이기 때문이다.


최신 유머로는 심벌의 크기를 스몰(Small), 미디엄(Medium), 오마이갓(Oh! my god)으로 구분한다는데, 사실 7cm만 넘으면 성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판단이다. 여성은 성적 쾌감을 질 내부에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외음부와 질의 바깥쪽 3분의 1 부위에서 감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소콤플렉스로 조루나 발기장애 같은 성기능 장애를 초래하고, 부부관계를 의도적으로 기피한다면 전문의의 상담이 시급하다. 첨단 현대의학은 간단한 수술로 누구나 원하는 만큼의 크기와 굵기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남성 성기능 장애, 발기부전 등 남성수술 분야를 이끌고 있는 강남퍼스트비뇨기과 원장.
주요 일간지 칼럼과 방송 출연 등을 통해 건강한 성(性)에 대한 국민 인식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재영(강남퍼스트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