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6.10.07 강석우 배우·CBS 라디오 '아름다운 당신에게' DJ)
연휴를 나름대로 잘 즐기는 사람도 많지만 배우에게는 휴일이라는 개념 자체가 뼛속 어디에도
새겨져 있질 않다. 개천절에 있었던 일이다. 며칠 전 내 생일 때 케이크와 선물을 챙겨준
고마운 제작진에게 이른바 '생일빵'으로 근사한 점심을 사려고 했으나, 애 엄마인 PD 한 분이
휴일을 아이와 보내려는지 얼른 집으로 가야 한단다. '어? 이거 약간 꼬이네…?'
방송국 밖으로 나오니 어제부터 제법 퍼붓던 비가 그치면서 햇볕이 약간 더위를 느끼게 할 만큼 따갑다.
'그래 잘됐다.' 서울 화곡동에 있는 정형외과 의사 후배가 떠오른다. 아침부터 갑자기 담이 온 오른쪽
어깻죽지를 치료할 생각으로 자동차 시동을 건다. 지난 여름휴가 때 프랑스 파리에서 담이 들어 얼마나
고생했던가. 병원엔 휴일인데도 환자들이 그득하다. 뼈와 근육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물리치료를 받고 나니 배가 더 고픈 것 같다.
그러나 '혼밥'을 못하는 성격이라 고민도 안 하고 집으로 방향을 잡는다.
집사람은 점심 약속이 있어 집에 없겠고. 휴일이라 아들딸은 있을 테니 저희들 좋아하는 피자나 시켜 먹자 하면
엄청 좋아하겠구나, 생각이 미치자 기분이 급(急) 좋아진다. 명랑하게 집에 들어서는데 강아지 '두부'가 꼬리도 안 치고
심심한 얼굴로 쳐다볼 뿐 영 반기는 기색이 아니다.
애들 방을 들여다보니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벌써 외출했나? 청춘을 불사르고 새벽에 들어왔을 텐데, 웬일? 갑자기 적막감이 흐르며 난감해진다.
배는 고프고 여기저기 뒤져보니 라면만 눈에 들어오나 먹으면 안 된다
(1주일에 라면 한 개 이상 먹지 않겠다는 나의 결심).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밥·국을 차려야 하나?
딸내미가 먹다 남긴 게 분명한 닭날개 서너 개가 이제야 보인다. 그래, 저거나 먹고 때우자.
패스트푸드를 좋아하지 않아 겨우 하나 뜯다 말고 거실에 털썩 앉아 창밖을 본다.
전에는 혼자서도 잘 차려 먹었는데, 왜 이렇게 변했지. 갑자기 무기력한 퇴직자의 느낌이 '확' 든다.
느닷없이 혼자 있게 되자 알 수 없는 불안함에 괜히 현관을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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