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日本消息

'하필 이럴 때'.. 日, 대미 무역흑자에 당혹

바람아님 2017. 2. 8. 23:51
세계일보 2017.02.08 20:37

美 무역적자 순위 獨 제치고 2위/10일 美·日 정상회담 앞두고 부담/트럼프, 불균형 해소 요구 불보듯

일본이 지난해 미국을 상대로 78조원 이상 무역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나자 일본 정부는 기쁨보다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0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며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전날 발표한 2016년도 무역통계에는 대일 무역적자가 689억달러(약 78조8422억원)로 잡혀 있다. 특히 자동차 분야 적자가 526억달러로 전체의 76.3%였다. 미국의 국가별 무역적자액 순위는 중국(3470억달러), 일본, 독일(649억달러) 순이었다. 일본은 2015년 3위였으나 지난해 독일을 제치고 한 단계 상승했다.


이처럼 일본이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하고도 마냥 웃을 수 없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취임 이후 “일본의 자동차시장이 불공정하다”, “일본이 엔저(엔화 약세)를 유도해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 등의 말을 쏟아내며 불만을 드러냈다. 따라서 10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무역 불균형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무역적자 감축을 요구하며 압력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적자가 불공정한 무역정책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할 방침이다. 또 미국에 일자리 70만개를 창출하는 내용을 포함한 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해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다음 날 골프 회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본 내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반이민 정책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지나치게 가까운 모습을 보일 경우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도쿄신문은 “교실에서 남을 괴롭히는 학생보다 아첨하는 학생이 더 미움을 산다”고 지적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