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7.15 이미도 외화번역가)
'설저유부(舌底有斧·혀 밑에 도끼 있다).' 이 은유는 뿌리가 부처님 말씀에 닿아 있어 보입니다.
'사람은 다 입에 도끼를 물고 태어난다. 남을 헐뜯는 어리석은 자는 그 도끼로 자신을 벤다
(In each man's mouth at birth is born an axe, wherewith the fool who speaks ill cuts himself).'
아프리카의 도끼 은유도 언어폭력에 대해 경고합니다.
'나무가 기억하는 것을 도끼는 잊는다(The axe forgets what the tree remembers)'.
막말을 일삼는 이는 말을 뱉고 쉽사리 잊는 반면 그 말에 상처 입은 이는 두고두고 못 잊지요.
으레 그런 말은 끄트머리가 예리한 가시와 같으니까요.
상대의 심장에 박히면 쉽게 안 뽑히는 '막말 가시'엔 독이 묻어 있기도 하고요.
사람 입속엔 생태계가 있습니다. '인성의 숲'입니다.
인성이 나쁜 이의 생태계는 황무지와 같아서 '막말 가시'로 무성한 선인장만 번식합니다.
'막말 폭탄'을 터뜨리는 지도층 가운데 유독 정치인이 많다는 게 우리 현실이지요.
대한민국 정치문화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너무나 쉽사리 망각하는 것 같더군요.
나이에 맞게 선별해 보게끔 영화에는 관람 등급이 붙지요.
인간 군상 캐릭터들의 말인 대사의 폭력성·선정성·저속성도 마땅히 등급 심의를 받습니다.
반면 '여의도 극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정치인의 낯 뜨겁고 불량한 대사는 모든 연령 국민에게 무방비로 노출되건만
등급 심의를 받지 않습니다.
12세 관람가 '아마겟돈(Armageddon·사진)'은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을 막으려는 인류의 사투를 다룹니다.
돌진해 오는 소행성에 올라타 구멍을 뚫고 폭탄을 심어 터뜨리는 임무를 위해 유정(油井) 굴착 기술자들이 발탁되는군요.
극한의 노동 현장에서 거친 말을 일상다반사로 할 듯한 그들이 작업복에 새긴 문구가 무척 이채롭습니다.
'저속한 말을 삼가주세요(No F-words)!'
**** 욕은 영어로 four letter word 또는 f-word라고 합니다. Fuck의 글자가 네 개이고 Fuck이 f로 시작하니까요. **** |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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