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2013.03.20 윤빛나 기자)
■ 통섭적 인생의 권유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펴냄 | 236쪽 | 13,000원
818-ㅊ638ㅌ/ [정독]어문학족보실/ [강서]3층 어문학실
『과학자의 서재』, 『통섭의 식탁』 등의 저서를 통해 '통섭의 대부'로 떠오른 최재천 교수가
사회를 향해 던졌던 발언들을 12개 어젠다로 분류한 책이 나왔다.
그야말로 '최재천 컬렉션'의 완결판이다.
최 교수 덕에 많은 사람들은 통섭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하지만 대체로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아우르는 학문적인 노력쯤으로 이해하고, 우리 삶과 연결지을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지난 15년 동안 발언해 온,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던 말들을 정리해 보니 결국 하고자 했던
말은 바로 "사회 구성원들에게 통섭적 인생을 권유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받은 만큼 돌려주는 자연의 법칙대로 사는 태도, 피카소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시도하는 태도로
'통섭적 인생'을 사는 것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자세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책이 다룬 12개 어젠다에는 구체적인 것도, 포괄적인 것도 있다.
인간의 이해, 생물 다양성, 환경 살리기, 반려 동물, 그린 비즈니스, 의생학, 21세기 교육, 미래형 인재,
기획 독서, 여성 시대, 제2의 인생, 경계를 허무는 삶 등의 어젠다는 한 권의 책이 다루는 주제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자유분방하게 퍼져 있다.
'기획 독서'를 다룬 부분을 잠시 살펴보면, 저자는 통섭적인 삶을 살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를 제시하고 있다.
학문이란 인간이 문과, 이과 나누듯 편의대로 분류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한 우물만 파다가는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게 된다. 학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대신 독서를 취미 대신 일처럼 하는 '기획 독서'를 하라고 말한다.
모르는 분야를 붙들고 씨름하다 보면, 처음엔 당연히 안 읽히지만 꾹 참고 여러 번 시도하면 책장이 넘어가기 시작한다.
신문을 읽다 보면 그 분야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처럼 몇 가지 분야를 정해 놓고 계획성 있게 공략하는 독서가 '기획 독서'다.
특히 오로지 학자들의 몫으로 여겨지는 과학 분야에 접근하려면 먼저 자신의 관심 분야, 전공 분야와 가장 가까운
과학 분야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권고한다.
그렇게 기획 독서를 시작하면 몰랐던 분야를 알아 가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낄 수도 있다면서.
이렇게 아젠다 별로 조곤조곤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21세기가 원하는 통섭형 인재에 다가서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체득하는 느낌이 들 것이다. 공이 날아올 때마다 재지 말고 방망이를 휘두르다 보면 단타도 치고 때로는
만루홈런도 치게 되는 것처럼, 자연과 생명에 대한 오랜 관찰을 바탕으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통섭적 사고를
갖추게 된 저자는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통섭적 인생을 살기 위한 태도를 갖췄으면 좋겠다고 조언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철학적인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이, 내지는 저자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독자들이 읽어 보면
좋을 책이다.
목차 프롤로그
| CHOE'S AGENDA 7. 21세기 교육
CHOE'S AGENDA 9. 기획 독서
다윈의 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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