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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오종찬 기자의 Oh!컷] 평창올림픽 1년… 성화대만 남았다

바람아님 2019. 2. 5. 13:14

(조선일보 2019.02.02 오종찬 기자)


[오종찬 기자의 Oh!컷]

평창올림픽 1년… 성화대만 남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이 있었던 곳. 지금은 덩그러니 성화대만 남아 있다.

1년 전 화려하게 열렸던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김연아 선수가 요정같이 나타나 마지막 불을 붙였던 그 성화대다.

뒤편에 있던 오각형 모양의 메인스타디움은 철거됐고, 메달 수여식이 열리던 축제의 현장 올림픽플라자는 이제 흔적도 없다.


작년 이맘때쯤, 올림픽 특별취재팀으로 한 달간 이곳에 머물던 시절은 대관령 황태 같았다.

매일 매서운 바람에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했다.

드라마 같았던 선수들의 활약과 매일 화제를 몰고 다녔던 북한 응원단,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사람이 축제처럼

올림픽을 즐기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패자에게도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주는 모습에 뭉클하기도 했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이곳은 인적 하나 없이 고요하다. 머리가 쭈뼛 설 정도의 차가운 바람은 여전했다.

평창올림픽을 상징하는 것들이 신기루처럼 사라진 사실이 아쉽기도 하고, 흉물처럼 방치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정말로 한순간의 꿈이었을까. 아니, 우리의 마음속에는 선명하게 살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