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芯 九 ~ 진달래, 철쭉, 아카시아 꽃 봄을 향기롭게 하는 꽃들이 어째서 시월 늦은 날 따스한 햇볕이 그리워지는 때에 다시 오셨나요 나도 그 향기 따라 양지 바른 곳에 웅크리고 앉아 지난날로 돌아가 보는 꿈을 꿔본다 어깨 둘러맨 책보 풀어 툇마루에 던져놓고 검정고무신이 둥둥 떠내려 가는 것도 모른 채 송사리 잡느라 옷이 다 젖었던 때로 아니 너무 먼 곳까지 갔다면 사랑하는 이와 처음 만났던 때로 그러나 그 사람은 내 곁을 떠났다 하고 싶은 것도, 해주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미쳐 다하지 못한 사랑한다는 말까지도 여기 저기 이름 없이 핀 들꽃도 아름답단 말 듣는데 어찌하여 당신은 내게 아무것도 받은 것 없이 그렇게 일찍 천사가 되었나요 꽃들이 져야 하는 날 다시 찾아온 것처럼 지난 시간 되돌려 다시 올 수는 없는 건가요 못다한 말 마져 다하고 싶습니다.
<매봉산 양지쪽에 앉아서...> ♪허준 ost/예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