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房/自作詩와 에세이

계절을 잊은 꽃

바람아님 2013. 12. 13. 22:51

 

 


 계절을 잊은 꽃 

                               ~ 芯 九 ~

 
진달래, 철쭉, 아카시아 꽃
봄을 향기롭게 하는 꽃들이

어째서 시월 늦은 날
따스한 햇볕이 그리워지는 때에
다시 오셨나요

 

나도 그 향기 따라
양지 바른 곳에 웅크리고 앉아
지난날로 돌아가 보는 꿈을 꿔본다

 

어깨 둘러맨 책보 풀어
툇마루에 던져놓고
검정고무신이 둥둥 떠내려 가는 것도 모른 채
송사리 잡느라 옷이 다 젖었던 때로

 

아니 너무 먼 곳까지 갔다면
사랑하는 이와 처음 만났던 때로

그러나 그 사람은 내 곁을 떠났다
하고 싶은 것도,

해주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미쳐 다하지 못한 사랑한다는 말까지도

 

여기 저기 이름 없이 핀 들꽃도
아름답단 말 듣는데

어찌하여 당신은
내게 아무것도 받은 것 없이
그렇게 일찍 천사가 되었나요

 

꽃들이 져야 하는 날
다시 찾아온 것처럼
지난 시간 되돌려
다시 올 수는 없는 건가요

 

못다한 말 마져 다하고 싶습니다.


                       

                                                          <매봉산 양지쪽에 앉아서...>

 

♪허준 ost/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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