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4.20 신동흔 기자)
디지털 유인원
나이절 새드볼트·로저 햄프슨 지음|김명주 옮김|496쪽|을유문화사|1만8000원
온종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24시간 네트워크에 연결된 채 살아가는 인간의 뇌와 행동,
네트워크 방식은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 도구를 '인간의 확장'으로 보는 매클루언식 견해를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이미 '디지털 유인원'이라 부르는 단계까지 도달해 있다.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권위자이자 기사 작위까지 받은 컴퓨터공학자와 이론경제학자가
공동 저자로 나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기술 발전의 의미를 짚어준다.
저자들은 AI가 발달해 기계와 인간을 구분하는 이른바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는 기계가 나온다
할지라도 "기계가 의식과 감정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어떠한 증거도 우리는 결코 갖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딥블루·알파고가 체스와 바둑에서 인간을 패배시켰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모르지만,
AI들은 '잘했다'는 느낌은 갖지 못했다"는 언술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강한 믿음이 깔려 있다.
이들은 기술 발전이 가져다 줄 인류의 발전을 긍정하면서도 애플·구글·페이스북 같은 거대 테크 기업들이 지배하는 세계에
대해선 강한 반감을 보인다. 예를 들어 그 많은 개인 정보를 독점하는 것은 '사악해지지 말자'는 모토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기업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구글을 여러 '베이비 구글'로 쪼개자는 아이디어까지 제안한다.
정보통신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이라는 운영체제(OS)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명공학과 유전학,
인류학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저자들의 설명을 듣는 즐거움이 의외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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