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9.26 김창균 논설주간)
'曺國 사수' 나선 與와 나팔수들, 뒤집힌 논리로 檢·言 공격하고
궤변·거짓말로 헛발질 추태… 보수라면 '조국 장관' 상상 못 해
진보의 도덕 깃발은 어디 가고 狂氣만 남아 나라 이 꼴 만드나
김창균 논설주간
조국 사태에 대응하는 여권은 정신 분열적이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면서 내뱉는 것 같다.
여당 대표는 "검찰이 한 달 동안 먼지 떨었는데 나온 게 없다.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고 했다.
피의 사실을 공개하지 말라고 겁박한 게 여당 아니었나.
그런데 수사 성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어떻게 아나.
다른 여당 당직자는 검찰을 피의 사실 공표로 고발하겠다고 한다. 대표는 수사에서 나온 게 없다는 데 뭘 흘렸다는 건가.
검찰을 고발하면 어디다 할 건가. 검찰인가 경찰인가. 그런 검토를 해보기나 했나.
대통령은 검찰총장에게 "우리 총장님"이라며 임명장을 줬는데 여당은 두 달 만에 고발하겠단다.
초현실적 블랙코미디다. 당내에선 "집권당이길 포기한 거냐"는 탄식이 나온다.
여당 대표는 언론도 불만이다. "지난 한 달간 조국 보도가 130만건이다. 너무 많다"고 했다.
이 통계는 조국(曺國) 장관뿐 아니라 조국(祖國)이란 단어가 들어간 보도도 합쳐진 것이다. 크게 부풀려졌다.
그렇긴 해도 '조국 보도'가 역대 최다급인 건 맞는다. 그럴 수밖에 없다.
조국만큼 흠 많은 공직 후보자는 없었다.
이렇게 오래 버틴 경우도 없었다. 의혹은 하나하나 사실로 확인되는 중이고 본인 해명은 차례차례 거짓말로 드러났다.
검증 보도 홍수를 부른 후보를 국민 앞에 내놓은 게 정권의 책임이요 수치다.
그런데 보도 때문에 조국 사태가 난 것처럼 인과관계를 뒤집는다.
마차가 말을 끌고 간다는 정권의 경제정책을 떠올리게 한다.
진보 응원단과 나팔수들은 '조국' 방어 전선에 투입됐다. 남의 흠 후벼 파기 고수들인데 수비수를 맡으니 헛발질만 한다.
유시민씨는 조 장관 아내가 PC를 반출한 게 증거 인멸이 아닌 증거 보전이라고 했다.
검찰 조작에 대비한 자위책이라는 거다. 궤변이라는 표현도 쑥스러운 아무 말 대잔치다.
그건 그렇다 치고 남의 집 아내 마음속을 어찌 그리 잘 아나. 궁예의 독심술인가.
아니면 PC 반출을 함께 모의하며 말을 맞췄나.
나꼼수 리더였던 김어준씨는 "(조씨 딸) 제1 저자 논문은 고려대 입시에 제출되지도 않았다"
"(조씨 딸) SAT 점수는 2400점 만점에 2200점(민주당 공개 점수 1970점)"이라고 엄호사격을 했다.
다 거짓말로 확인됐다.
조 장관이 압수 수색을 받던 날 그의 방송 코멘트는
"그런데 왜 견제와 감시는 조국만 받습니까. 말이 안 되잖아요"였다.
남의 상처와 처지에 대한 공감 능력이 그에게 있었는지 미처 몰랐다.
박근혜 정부 첫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총리 후보자는 청문회에 가보지도 못하고 탈락했다.
대통령이 지명한 지 닷새, 엿새, 2주일 만이었다. 불법은 없었다. 국민 정서를 건드린 게 죄였다.
공직자 후보가 낙마하면 정권이 무너지나, 뒤로 밀리나. 천만의 말씀이다.
대통령 체면이 살짝 금 가는 것뿐이다.
보수 진영에도 '조국'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수에서 '조국 장관'은 나오지 못한다.
'보수 조국'이었다면 제1 저자 논문이 나왔을 때 사퇴했을 것이다.
그 고비를 넘겨도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건에는 버티지 못한다.
하물며 보수 정권에서 현직 장관, 그것도 법무부 장관이 옷을 벗지 않고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상상도 못 한다.
본인이 결심 못 하면 청와대가 사표를 받는다. 보수는 '조국 장관'을 밀어붙일 뻔뻔한 얼굴과 철갑 멘털이 없다.
그게 정상적인 정권 운영 방식이다.
지지자들이 문 대통령의 성공을 정말 원했다면 조국에게 사퇴를 압박해야 했다.
대신 포털 사이트에서 '조국 힘내세요', 청와대 게시판에서 "조국 임명해 주세요" 청원을 밀었다.
여론조사에선 조국 임명 반대가 찬성보다 20%포인트 많았는데 청와대 청원에선 찬성이 75만, 반대가 30만이었다.
그래서 이긴 걸까.
전체 국민 5000만명의 1.5%인 극렬 지지층이 30~40% 중도층을 대통령에게서 떼어 놓았을 뿐이다.
'조국 문제'는 인사권 궤도를 벗어나 '조국 사태'로 발전하더니 국정(國政) 전체를 마비시키고 있다.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한반도 전문가는 "법무장관이 검찰 압수 수색을 당했다. 숨이 막힌다(Breathtaking)!"라고 했다.
못 볼 것을 봤다는 거다. 문 정권과 지지층은 아직도 조국 사수를 외친다.
수십만 명의 집단 발작 현장에 와 있는 기분이다.
나라가 미쳐 돌아간다. 무슨 일이 벌어질까 겁난다는 사람이 적잖다.
도덕성이 생명인 진짜 진보라면 조국을 감쌀 리 없다. 들통나면 안 되는 조직의 비밀이라도 있나.
아니면 조국의 가면이 벗겨지면서 자신들의 진짜 얼굴도 함께 드러났기 때문인가.
우리는 정체를 들킨 사이비 진보의 히스테리를 목격하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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