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0.01.16. 14:42
호주 소방관들이 뉴사우스웨일스(NSW)를 초토화한 산불로부터 이른바 '공룡 나무(dinosaur trees)'로 불리는 ‘울레미 소나무(Wollemi pines)’ 군락을 지켜냈다고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불에 타 누렇게 변한 주변 나무들과 달리 이 소나무 군락은 선명한 녹색을 띠고 있다.
주 환경부 장관인 매트 킨은 "특별 임무를 띤 소방대원들이 거대한 고스퍼즈 산불로 심각한 위험에 처했던 소나무를 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 특별한 소나무들은 시드니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블루 마운틴 울레미 국립공원 안 좁은 사암 협곡에 서식하고 있다.
지난 1994년 호주 국립공원 야생동물국 관리원 데이비드 노블이 이 비밀의 숲을 발견했다. 발견된 장소와 발견자의 이름을 붙여 '울레미 노빌리스'로 명명됐다.
울레미 소나무는 약 2억5000만 년 전인 쥐라기 공룡시대부터 서식했던 종으로 26년 전 발견 될 때까지만 해도 멸종된 것으로 생각했었다.
진화론자에 따르면 이 소나무는 백악기 말 6500만 년 전의 모습과 거의 똑같은 모습으로 생존해 있어 살아 있는 화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킨 장관은 "현재 야생 상태로 자생하는 개체 수가 채 200그루도 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는 이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했다"며 "전례가 없는 환경 보호 임무였다"고 말했다.
그는 '공룡 나무 구하기 작전'에 NSW 국립공원과 야생동물보호국, 지역 소방관들이 힘을 합쳤다고 밝혔다. 소나무 군락지 주변에 화재 지연제를 뿌렸고, 협곡에 관개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전문 소방관들이 투입됐다. 불길이 근접해 올 때는 헬리콥터에서 물을 뿌리며 나무를 지켜냈다.
킨 장관은 "정부는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계속해서 서식지를 비밀에 부칠 방침"이라며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이곳을 찾게 되면 병충해 유입 등으로 인해 울레미 소나무의 생태에 커다란 위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시작된 고스퍼즈 산불은 50만 헥타르 이상을 태우고 이번 주 초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올 시즌 호주에서 발생한 화재로 NSW에서만 500만 헥타르, 전국적으로 1000만 헥타르 이상이 불탔다.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 동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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