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1. 05. 03. 04:30
이른 새벽 바닷가를 찾았다. '촤르륵~' 파도가 밀려오는 소리가 잠시 들리는가 싶더니 '우르륵 우륵~'하며 어른 주먹만 한 자갈들이 파도에 굴러다닌다. 귀에 착착 감기는 낯익은 소리다. 가만히 들어보니 파도의 세기에 따라 자갈들의 소리도 작아지거나 커지면서 듀엣 연주처럼 조화로운 화음을 내고 있다.
이 자갈밭은 어린 시절 여름이면 친구들과 종일 물장구를 치며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놀았던 곳이다. 한여름에도 물이 차가워 한참을 놀다 보면 체온이 내려가 입술이 새파랗게 변했다. 이때는 태양열에 데워진 자갈들을 깔고 누워서 몸을 덥히곤 했다. 귀에 물이 들어가도 따뜻한 돌을 귀에 가져다 대면 금세 뻥 뚫린다.
https://news.v.daum.net/v/20210503043057401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추억의 책장'을 열어준 자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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