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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나의 시네마 에세이 55] 언페이스풀-시간의 장난, 낯선 것들의 위험한 유혹

바람아님 2021. 10. 20. 07:49

 

이코노미조선 416호 2021년 10월 18일

 

 

저렇게 아름다운 집에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많은 사람이 부러워할 만한 전원주택의 전경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출근하는 남편과 등교하는 아이의 뒷바라지로 분주한 아침을 보낸 코니는 여덟 살 아들의 생일선물을 사러 시내에 나갔다가 지독한 돌풍을 만난다. 머리카락을 흩어놓고 옷자락을 풀어 헤치고 스커트를 뒤집으며 방향을 분간할 수 없게 하는 바람. 그녀는 이리저리 바람에 떠밀리다가 운명처럼 한 남자와 부딪혀 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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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나의 시네마 에세이]
  
[김규나의 시네마 에세이]

  [55] 언페이스풀-시간의 장난, 낯선 것들의 위험한 유혹

행복은 눈부시고 화려하고 짜릿한 그 무엇이 아니었다. 셔츠를 뒤집어 입고 나와 투덜거리는 남편을 달래 출근시키는 일. 도시락과 모자를 챙겨 아이를 등교시키는 정신없는 아침. 학부모 모임에 참석하고 가족의 생일선물을 사고 저녁거리를 장봐야 하는 성가신 하루. 엄마, 아빠를 불러대는 아이들의 성화에 포기해야 하는 로맨틱한 밤들. 그런 소소하고 보잘것없는 매일매일의 아수라장. 그래서 잃어버리기 전에는 공허하고 하찮고 남루하게만 느껴지는 일상들. 놓치고 난 뒤에야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 행복이란 그토록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