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2. 01. 03. 04:30
지난주 강원도에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에 일출을 보러 강원 양양군의 한 해변을 찾았다. 이곳은 작은 규모의 해변이라 평소에도 한적하고 고요하다. 폭설까지 쏟아지자 모래사장은 새하얀 눈으로 뒤덮여 '갓 태어난' 태초의 대지처럼 순수해 보였다.
"그래도 세밑이라 일출을 보러 온 사람들이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강추위와 폭설 탓인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너무 일찍 도착해 일출까지 좀 더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여명이 깔린 백사장과 주변 숲, 그리고 해안가 바위에 내린 눈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설경을 감상했다. 그러던 중 눈 덮인 군 초소가 시야에 들어왔다. 바닷가 암벽 위 눈에 뒤덮여 위태롭게 서 있는 초소. 지난밤 이곳에서 어린 장병들이 칼바람을 맞으며 근무를 섰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짠했다.
https://news.v.daum.net/v/20220103043012990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아름다운 설경 속 외로운 군 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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