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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섬마을 외나무다리 그림자 [오성주의 착시 여행]

바람아님 2022. 3. 27. 06:19

 

한국일보 2022. 03. 24. 20:00

 

편집자주

생활 주변에서 발견되는 흥미로운 착시현상들. 서울대 심리학과 오성주 교수가 ‘지각심리학’이란 독특한 앵글로 착시의 모든 것을 설명합니다.

 

우리는 경북 영주 무섬마을에 밤 7시 무렵 도착하였다. 1월의 밤 공기는 차가웠다. 주인 할머니의 안내를 받아 민박집에 들어서려는 순간, 5살 아들이 못 들어가겠다고 버텼다. 아이는 리조트 같은 현대식 숙소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나는 뜻밖의 아이의 행동에 당황했다. 민박집은 방 한 칸, 부엌 한 칸짜리 시멘트 블록으로 만든 집이었다. 아랫목은 온기가 있었지만 공기에서 한기가 느껴졌다. 벽에서는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났다. 이 감각들은 내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끌어냈다. 한겨울이면 외풍을 피해 두꺼운 솜이불을 뒤집어쓰고 게으름을 피우다 연탄불을 꺼트리던. 내가 당황했던 것은 내 어린 시절의 생활이 옳고 아이도 이를 당연히 수용해야만 한다는 고집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것은 내가 지독히 싫어하던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어쩌면, 아이보다 나 자신에게 더 당황했을 것이다.

 

https://news.v.daum.net/v/20220324200021935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그림자 [오성주의 착시 여행]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그림자 [오성주의 착시 여행]

편집자주 생활 주변에서 발견되는 흥미로운 착시현상들. 서울대 심리학과 오성주 교수가 ‘지각심리학’이란 독특한 앵글로 착시의 모든 것을 설명합니다. 우리는 경북 영주 무섬마을에 밤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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