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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의 말과 글] [255] 각자 혼자이듯 서 있으라

바람아님 2022. 6. 5. 05:12

조선일보  2022. 06. 04. 00:00

 

턱밑에 뾰루지가 생겼다. 피부과도 별 소용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 년에 한두 번씩 같은 자리다. 어째서 늘 그 자리일까 고민하다가, 살면서 겪는 문제도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가끔 노력해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프로그래밍이 내 안에 장착됐나 싶을 때가 있다. 노력해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꼭 탈이 나는 그곳에서 벌어진다.

 

TV에서 이혼한 부부가 다시 만나는 프로그램을 봤다. 부부의 첫 재회를 보는 마음은 설렘보다는 어색함이 앞섰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배회하는 눈빛이 안타까워 보였다. 뜨거운 ‘발열’로 시작한 연애가 차가운 이별의 ‘오한’으로 끝나는 게 결혼과 이혼의 과정인 걸까. 몇 년 전, 이혼한 부부가 주인공인 단편을 쓴 적이 있다. 그때 “결혼이 조금씩 쌓여가는 적분이라면, 이혼은 가장 작은 것까지 나누어야 하는 미분이라는 것. 공정해지기 위해 서로의 물건을 나누다 보면, 결국 모든 게 나누어진다는 사실을, 함께 공유하던 시간이나 추억, 영혼까지도 말이다”라고 썼었다.

 

https://news.v.daum.net/v/20220604000032428
[백영옥의 말과 글] [255] 각자 혼자이듯 서 있으라

 

[백영옥의 말과 글] [255] 각자 혼자이듯 서 있으라

턱밑에 뾰루지가 생겼다. 피부과도 별 소용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 년에 한두 번씩 같은 자리다. 어째서 늘 그 자리일까 고민하다가, 살면서 겪는 문제도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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