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6. 17. 03:04
남양주시와 함께하는
다산 발자취 기행 ①열수
1797년 초여름, 정조(1776~1800)의 총애를 받으며 승정원의 고위급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다산 정약용(1762~1836)은 별안간 2박 3일간 ‘근무지 이탈’을 감행한다. 그길로 도성을 빠져나와 고향이자 생가가 있는 광주군 초부면 마현리, 지금의 경기도 남양주 조안면 능내로 향한다. ‘마재 마을’ 생가 근처 소내(소천·苕川)에서 두 형제들과 어울려 물고기를 잡았다. 생가 부근 한강인 열수(洌水) 가운데 떠 있는 섬 ‘남자주’에 배를 대고, 어탕을 끓여 먹으며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강 건너에 있던 ‘천진암’으로 가 향긋한 산나물을 캐 맛보기도 하고, 형제들과 시를 짓고 술잔을 기울이며 계절을 실컷 즐기다 복귀한다. 이탈 사유에 대해 다산은 시문집을 통해 이렇게 밝히고 있다. “그저 소내에서 고기잡이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노라.”
다산은 유배지에서도 열수에서 고기잡이한 날들을 그리워했다. 생가 앞을 흐르는 열수는 유년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다산의 삶을 지탱해온 젖줄이자 희로애락이 녹아든 물길이었다. 열수를 따라가는 길은 다산의 발자취와 가장 빠르게 만나는 지름길이나 다름없다. 걷다 보면 시나브로 그의 업적과 가르침이 그 길 위에 펼쳐진다.
https://v.daum.net/v/20230617030417747
[아무튼, 주말] 연잎 가득한 연못 너머 저 물길에 다산의 희로애락이 흐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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