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23. 12. 7. 04:08 수정 2023. 12. 7. 07:45
누가 뭐래도 국회 안에서의 갑을 관계는 확실했다. 국회에 불려 나온 장관들은 의원들이 억지 논리로 야단을 쳐도 “지적하신 내용을 확인해 보겠다”며 몸을 낮추기 마련이었다. 진짜 존경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질책을 받으면서도 꼬박꼬박 “존경하는 의원님”을 붙이는 게 관행이었다. 각료들을 잔뜩 몰아세운 뒤 “똑바로 하세요”라는 호통으로 마무리하는 게 익숙한 의사당 풍경이었다.
그런 면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별종’이라 할 수 있다. 도무지 의원들과의 기싸움에서 물러설 생각이 없고, 거친 설전도 마다할 생각이 없다. 펀치가 날아오면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식이다.
법조기자 시절 종종 접한 한 장관은 자존심도 세지만, 능변인 데다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났다. 무엇보다 똑똑하다. 논쟁이 벌어지면 지는 경우가 없다. 후배 기자들에게 “한 검사에게 논리 싸움으로 이길 생각은 마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감정 분출을 자제하지 못하고 싸우자고 드는 정치인들은 이미 한 장관에게 말려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한 장관도 “(국민의힘이 아닌) 민주당이 저를 띄운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욕 배틀을 하듯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정치인들의 거친 입이 ‘좋은 정치’ ‘합리적인 정치’가 설 곳을 갉아먹는다는 점이다. 정치의 품격이 아무리 떨어진 시대라 해도 국민을 대표해 금배지를 단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너무 저급하고 원색적이다. 그것도 공개된 자리에서 거리낌 없이 내뱉는다.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 정치를 희화화하면서 국민과 정치를 갈라치기 하고 있을 뿐.
더군다나 이들은 사과를 하지 않는다. 사과 대신 공격을 한다. 그 행위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윤리 기준 자체를 무너뜨리려 한다. 여러 정치 평론가들은 이런 야당 인사들의 특성을 운동권 출신의 독선과 오만, 선민의식 등에서 찾는다.......국민에게 존중은 못 받더라도 욕먹어도 싼 정치는 그만 보고 싶다.
https://v.daum.net/v/20231207040820133
[데스크시각] 욕설의 정치
[데스크시각] 욕설의 정치
누가 뭐래도 국회 안에서의 갑을 관계는 확실했다. 국회에 불려 나온 장관들은 의원들이 억지 논리로 야단을 쳐도 “지적하신 내용을 확인해 보겠다”며 몸을 낮추기 마련이었다. 진짜 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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