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찾은 전북 임실군 강진면 옥정호 섬진댐 상류는 가뭄이 계속되면서 잡풀만이 무성한 초지로 뒤바뀌어 있었다. 섬진댐은 1965년 건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댐이다.
댐 쪽으로 발길을 옮기자 겨우 바닥에 물이 고인 게 보였다. 물이 빠지면서 그간 수면 속에 잠겨있던 옛 댐이 헐벗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옥정호의 이날 저수율은 12.4%였다. 주민 소원이씨(51)는 "예전 댐의 모습이 드러난 것은 10여년 만에 처음"이라며 "오랜 가뭄에다 장마에도 비가 쏟아지지 않아 이 일대가 푸석푸석한 먼지만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14일 충북 진천군 초평면 초평저수지 바닥이 거북등처럼 갈라져 있다. 물속에 있어야 할 수초가 마른 땅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한국수력원자력은 섬진댐 발전을 지난 7일 중단했다. 댐의 수위가 전력발전 한계선(해발 175m)보다 3m 낮은 172m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저수량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발전은 고사하고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될 정도다. 언제 발전기를 돌릴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저수지에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농어촌공사는 호남평야에 댈 물을 확보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박성순 한국수자원공사 섬진강 댐관리단장은 "이번주 내내 가뭄이 지속된다면 농업용수 공급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기준 전북지역 저수지 2248곳의 저수율은 74%이던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6%를 기록했다. 전북과 충청권의 젖줄인 진안 용담댐 저수율은 41%로 댐 조성 당시 수몰됐던 마을까지도 수면 위로 드러나 있다. 봄 가뭄이 장마철까지 이어지면서 올 들어 최근까지 내린 비는 평년치 70% 수준인 379㎜에 불과하다.
올해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저수율이 크게 떨어져 전북, 충남북, 강원 등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농작물이 말라 죽고,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저수율만 봤을 때는 104년 만의 가뭄으로 기록된 2012년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강원지역 317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도 이날 현재 42.6%로 떨어졌다. 예년(73%)의 절반을 조금 넘긴 수치다. 원주 궁촌·학곡저수지, 춘천 신매저수지 등 영서내륙 일부 저수지의 저수율은 13~28.7%에 그칠 정도로 물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국 평균 현재 저수율은 41.7%다.
수원 확보가 어려운 인제·화천 등 산골 천수답은 심각한 상황이다. 옥수수, 콩, 깨 등의 작물이 말라들어가면서 수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주민 120명이 거주하는 춘천시 서면 당림 2리 서광식 이장(55)은 "이번주 중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밭농사는 사실상 망칠 수밖에 없다"며 "식수원인 백일골 계곡의 물도 바닥을 드러내 춘천시에서 하루 6t가량의 물을 간이상수도 탱크에 보충해 주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아 식수만 겨우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소방본부는 지난달부터 강원 영서지역 산골마을들에 1148t의 식수를 공급해오고 있다. 황환효 강원도 친환경농업과 기반정비계장은 "장마가 끝나는 7월25일 이후에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저수지의 하상 등을 굴착해 물을 확보하는 비상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임실 | 박용근·춘천 |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
댐 쪽으로 발길을 옮기자 겨우 바닥에 물이 고인 게 보였다. 물이 빠지면서 그간 수면 속에 잠겨있던 옛 댐이 헐벗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옥정호의 이날 저수율은 12.4%였다. 주민 소원이씨(51)는 "예전 댐의 모습이 드러난 것은 10여년 만에 처음"이라며 "오랜 가뭄에다 장마에도 비가 쏟아지지 않아 이 일대가 푸석푸석한 먼지만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저수지에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농어촌공사는 호남평야에 댈 물을 확보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박성순 한국수자원공사 섬진강 댐관리단장은 "이번주 내내 가뭄이 지속된다면 농업용수 공급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기준 전북지역 저수지 2248곳의 저수율은 74%이던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6%를 기록했다. 전북과 충청권의 젖줄인 진안 용담댐 저수율은 41%로 댐 조성 당시 수몰됐던 마을까지도 수면 위로 드러나 있다. 봄 가뭄이 장마철까지 이어지면서 올 들어 최근까지 내린 비는 평년치 70% 수준인 379㎜에 불과하다.
올해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저수율이 크게 떨어져 전북, 충남북, 강원 등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농작물이 말라 죽고,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저수율만 봤을 때는 104년 만의 가뭄으로 기록된 2012년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강원지역 317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도 이날 현재 42.6%로 떨어졌다. 예년(73%)의 절반을 조금 넘긴 수치다. 원주 궁촌·학곡저수지, 춘천 신매저수지 등 영서내륙 일부 저수지의 저수율은 13~28.7%에 그칠 정도로 물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국 평균 현재 저수율은 41.7%다.
수원 확보가 어려운 인제·화천 등 산골 천수답은 심각한 상황이다. 옥수수, 콩, 깨 등의 작물이 말라들어가면서 수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주민 120명이 거주하는 춘천시 서면 당림 2리 서광식 이장(55)은 "이번주 중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밭농사는 사실상 망칠 수밖에 없다"며 "식수원인 백일골 계곡의 물도 바닥을 드러내 춘천시에서 하루 6t가량의 물을 간이상수도 탱크에 보충해 주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아 식수만 겨우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소방본부는 지난달부터 강원 영서지역 산골마을들에 1148t의 식수를 공급해오고 있다. 황환효 강원도 친환경농업과 기반정비계장은 "장마가 끝나는 7월25일 이후에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저수지의 하상 등을 굴착해 물을 확보하는 비상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임실 | 박용근·춘천 |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
가뭄에 바뀐 한반도 지형
20일 충북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 초평저수지 한반도를 닮은 지형이 오랜 가뭄으로 바뀌었다. 두타산 삼형제봉에서 내려다 본 한반도 지형의 남해와 동해 쪽에는 마치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초원과 같은 뭍이 생겼다. 2014.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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