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의 20대 시절 수채화, 독일 경매에서 13만유로에 낙찰

나치 독재자 히틀러가 20대 시절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수채화가 22일(현지시각) 독일의 한 경매에서 13만유로(약 1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당초 경매 예상가는 6000~7000만원이었다.

독일 뉘른베르크의 경매사 비들러는 4개 대륙의 원매자들이 입찰에 참여해 중동 출신 입찰자가 이 수채화를 낙찰받았다고 밝혔다. 비들러는 낙찰자의 구체적인 인적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그림은 가로 22cm, 세로 28cm 크기로 독일 뮌헨 시청을 담고 있다. 맑은 하늘, 교회 첨탑과 그 밑의 행인을 그린 풍경 수채화다.

비들러는 이 그림이 히틀러가 그린 2000여점 가운데 하나로, 그가 화가로 생계를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던 1914년에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히틀러가 집권하기 약 20년 전이다.

그림을 내놓은 사람은 할머니 자매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매의 조부는 1916년 이 그림을 샀다.

그림에는 히틀러의 비서실장인 마르틴 보르만의 동생이자 히틀러의 부관 알베르트 보르만이 서명한 서신이 첨부돼 있다. 연도가 쓰여 있지 않은 서신 내용으로 볼 때 나치 시절 이 그림의 소유자가 사본을 히틀러의 사무실에 보내 그림의 유래를 확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르만은 그림이 퓌러(지도자)의 작품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고 썼다.

화가 지망생이었던 히틀러의 작품은 종종 경매에 등장하지만, 대형 경매사들은 잘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그리 높지 않다. 히틀러는 빈에서 미술대학에 응시했지만 떨어졌었다.

한편 지난 2009년 같은 경매소에 나온 히틀러의 수채화 3점은 총 4만2000유로(약 74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